2차 피해 호소자 "살해 협박 메시지도 받아"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故(고) 조민기의 성폭력 가해 사실을 폭로했던 일부 피해자들이 그의 죽음 이후 2차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투' 피해자들이 또 다른 피해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한겨레는 "고 조민기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폭로자들이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열린 제5회 '이후 포럼'에 A 씨가 참석했다.
'성폭력 반대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모임' 소속인 A 씨는 "조민기 교수의 자살 이후 미투 피해자들이 오히려 무분별한 비난과 욕설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밤길 조심하라', '죽이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피해자가 왜 죄인이 되어야 하느냐"며 "학교에 진상 규명과 전수조사를 요구했으나 교수진들은 재학생의 심리적 안정과 학교 내부 상황 등을 이유로 여전히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대학 환경을 만드는 건 모든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공공의 영역인데 왜 피해자가 책임을 지고 죄인이 돼야 하냐"고 반문했다.
A 씨는 "2차 가해를 받고 사회와 일상에서 소외받는다는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건 피해자가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다"라며 학교 측의 진상 규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앞선 2월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재직 당시 제자들을 성폭력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그는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경찰 소환 조사를 앞둔 3월 9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해당 졸업생 모임은 2차 가해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제출했다. 조민기 사망 이후 피해자들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과 비난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조민기 사망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학생들이 2차 피해까지 시달리며 고통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학교 측은 재학생의 심리적 안정과 학교 내부 상황 등을 이유로 진상 규명과 전수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민기의 사망 후 그의 '미투' 의혹은 잠잠해진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남겨진 폭로자들은 지속된 피해를 입고 있어 이들의 상처 치유가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