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고'에서 간호사 연기 도전한 신예 배우 성령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나긋나긋한 말투에 차분해 보이지만,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진 신예 배우 성령(27·본명 김성령). 지난 2010년부터 처음 대중 앞에 선 성령은 조금씩 극작품에 참여하며 연기 실력을 탄탄히 쌓아올렸다. 그는 지난 10일 종영한 MBC 수목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이하 '손 꼭 잡고', 연출 정지인 김성용·극본 정하연)에서 장석준(김태훈 분)을 짝사랑하는 간호사 김은미 역으로 드라마 데뷔를 알렸다. 적은 분량에도 감초 구실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들에게 얼굴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손 꼭 잡고'는 한 부부가 죽음이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또 잊고 살았던 것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는 드라마다.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그리고 부부가 서로에 대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게 된다는 마지막 멜로를 그렸다.
드라마 종영 1주일 후 서울 마포구 성암로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성령은 시종일관 시청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했다. 또 '손 꼭 잡고'와 함께한 소회를 표했다. 그는 "가끔씩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너무 깜짝 놀랐다"며 "연이어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성령은 "굉장히 서운하다"며 첫 드라마 종영에 대한 소감을 남겼다. 이어 그는 "('손 꼭 잡고') 초반에는 '(드라마 촬영이) 언제 끝나나'하며 멀게만 느껴졌다"면서 "드라마('손 꼭 잡고')를 보니 아쉬운 점이 많이 보였다. 다시 촬영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부족한 점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강한 승부욕과 신인의 당찬 패기를 지닌 성령은 롤 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에 해맑게 '할리우드 배우 제이크 질렌한'이라고 답했다. 그는 "영화를 볼 때마다 다른 사람이 해당 역을 하면 그런 영향을 못 끼칠 거라 생각했다"며 "저 또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멋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꼭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성령은 진정한 연기파 배우를 꿈꾸는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였다.
다음은 성령과 나눈 일문일답.
- 첫 드라마 출연 소감이 궁금하다.
처음이다 보니 초반에 적응기가 필요했죠.(웃음) 영화보다 드라마 현장이 속도가 빠르더라고요. 그 부분이 처음엔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는 하루 안에 소화해야 하는 양이 있기 때문에 처음엔 살짝 당황했어요. 감정도 빨리 잡아야 하고 집중도 빨리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혼란스럽기도 했죠.
- 간호사를 연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렵진 않았나.
간호사 역을 맡을 때가 마침 할머니를 간병했을 때에요. 자연스럽게 간호사들을 만날 수 있다 보니 더 유심히 봤어요.(웃음) 발걸음부터 행동이나 시선 처리까지 보고 배울 수 있었죠.(웃음) 그런데 수술 장면은 잠깐 배웠지만 정말 어려웠어요.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장면이라 긴장하면서 연기했죠.(웃음)
- 상대 배우였던 김태훈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태훈 선배는 제 첫 드라마에 있어서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에요. 항상 제 편이 되어 주셨고 배려도 많이 해주셨죠.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도와줄 테니 꼭 말해 달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어요.(웃음) 제가 자연스럽게 짝사랑할 수 있도록 잘해주셨죠.(웃음)
- 현장에서 감독이나 선배 배우의 조언도 많이 들었나.
혜진 선배(한혜진)는 제가 당황하고 혼란이 눈에 가득했을 때 신경 쓰지 말고 페이스대로 하라고 격려해주셨죠. 정말 감사했어요.(웃음) 정지인 감독도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웃음) 초반에는 감독도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혼나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마음에 담아 두지 말고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죠.
- 마음 아픈 비운의 짝사랑일 수 있다. 실제 본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짝사랑은 정말 답답한 것 같아요. 바보 같기도 하고요.(웃음) 저는 실제로 털털한 성격이기도 하고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는 성격인지라 너무 답답했어요. 초반에는 '너무 답답하다. 왜 이렇게 바보 같지'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성숙한 은미의 면모를 볼 수 있었죠. 많이 절제하고 이해하려는 그런 모습이요.(웃음) 은미는 성숙한 사랑을 하기 위해 많은 배려와 이해를 했던 것 같아요.
- 연기 생활을 20살 때 부터 했다고.
대학교에서 공부한 것 포함해서 대학로에서 연극 공연을 쭉 해왔어요. 영화도 찍기도 했고요. 지금 8년째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사실 나이는 차는데 이렇다 할 작품도 없고 수익도 없어서 주변 분들이 많이 걱정해 주셨어요. 하지만 저는 단 한번도 슬럼프가 온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 연기하게 된 계기는.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기보다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연기 학원을 다니게 됐어요.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학원을 다니게 됐죠.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 많은데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못 해서 안타까워하신 것 같아요.(웃음) 이후에 고등학교 연극반에서도 공연도 하면서 대학가면서 '연기 공부를 더 해 볼까' 생각이 들었죠.(웃음)
- 연기에 어떤 매력을 느꼈을까.
연기를 하면서 누군가를 흉내낸다는 부분이 가장 매력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학원 다녔을 때 개나 오리 같은 동물 흉내를 내는 것부터 배웠는데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웃음) 정말 연기하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긴 한데 딱 한번 잠깐 '그만둬야 하나' 싶던 적이 있어요. 제가 주짓수를 배웠는데 하루 6시간을 꼬박 주짓수를 했었죠.(웃음) 원래 하나에 몰입하면 끝까지 오랫동안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연기를 하다보니 주짓수를 6시간 할 수 없던 거예요. 하하하.
- 취미가 주짓수였다니 놀랍다.
땀 흘리는 운동을 좋아해서 배워 봤어요. 유도에는 흥미가 없었는데 '한번만 해봐라'라며 주변에서 추천해 주셨죠. 그래서 '한번만 해보자'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승부욕이 생기니깐 '조금만 더 열심히 해보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싶었죠. 그래서 그렇게 2년을 배웠어요. 대회도 나갔는데 그건 배운 지 6개월 만에 나갔어요.(웃음) 지금은 주짓수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없어서 발레를 배우고 있어요. 암벽등반도 종종 해요.
- 도전 정신과 승부욕이 상당한 것 같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배역이 있을까.
액션 연기에 자신 있어요.(웃음) 검사나 경찰 같은 역을 맡는다면 너무 멋질 것 같아요. 액션신은 스턴트맨을 따로 안 써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크로바틱도 사실 3년 배웠었거든요.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연기에 있어서는 자신 있어요.(웃음) 공포영화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사실 공포물을 잘 못 보기는 하는데 그만큼 더 리얼할게 놀랄 수 있을 것 같아요. 겁은 많지만 연기는 해보고 싶어요.
- 함께 작품 해 보고 싶은 선배가 있나.
이희준 공효진 선배랑 함께 연기해 보고 싶어요. 같이 한번 출연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아요. 희준 선배는 이상형이자 제가 팬이기도 하고요.(웃음) 또 효진 선배는 너무 사랑스러우신 것 같아요. 모든 배우가 갖기 어려운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있으신 것 같아요.(웃음) 부럽기도 하고요. 주변 사람들이 실제로 효진 선배 사진을 저한테 보내줄 정도로 좋아해요.
- 차기작 계획이 있나.
영화는 차기작으로 이야기되는 것들이 있고요. 당장에는 6월에 단편 웹드라마 '이상한 여자'에 주연인 이상한 여자 역으로 연기할 예정이에요.(웃음)
- 배우 성령은 어떤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까.
호기심도 많고 배우는 것도 좋아해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것도 많고요.(웃음) 지금은 거의 못 보여드리고 있어서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부분도 있겠지만... 제가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하나씩 보여드리고 싶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