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새'서 이상민과 호흡, 탁재훈 "뒤늦게 발동 걸렸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만능 예능인' 탁재훈이 '부활 조짐'을 보이면서 새삼 방송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탁재훈은 SBS '미운우리새끼'를 통해 완벽하게 자신만의 예능스타일로 거듭 변신하고 있다. 최근 그는 배우 김수미가 특급 게스트로 출연한 이 프로그램에서 넘치는 순발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13일 밤 방송된 '미우새'에서는 김수미가 '밥 잘 싸주는 무서운 누나'로 이상민의 싱글 하우스에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김수미가 탁재훈에게 "너를 잡으러 왔다"고 하자 "(체포)영장이 나왔나요?"라고 응수한 뒤, 식사를 준비하던 김수미가 "오늘 봄을 타서 아침을 못 먹었다"고 하자 "저는 어제 분위기를 좀 탔다"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김수미의 엉뚱하고도 돌발적인 질문에도 밀리지 않았다. 김수미가 탁재훈의 과거사를 빗댄 질문을 쏟아내자 "그때 그 게임맛을 알아가지고 (도박을) 한 거다" 등의 셀프디스 폭소로 연결시켰다.
이상민 김수미와 함께 보여준 탁재훈의 능청스런 순발력과 재치는 전성기 시절을 능가했다는 평이다.
국내 간판 예능작가로 활약중인 최대웅 씨는 "탁재훈 씨는 무궁무진한 끼를 가진 예능인"이라며 "누구와 호흡을 맞추느냐에 따라 그의 진면목이 달라질 수 있다는걸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미우새' 시청자들 중 대부분은 "이제서야 탁재훈이 본 모습을 드러내는군"(001tuo)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앗네, 웃다가 눈물이 다 나왔다고요"(root78) 등의 찬사 댓글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탁재훈은 "솔직히 오랜 공백 끝에 복귀를 하고나서 더 많이 힘들었다. 뭔가를 보여줘야한다는 강박 관념이 되레 발목을 잡았다.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준비 보다는 어떻게든 컴백을 하면 되겠지 하는 안이함이 불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민이한테도 요즘 많은걸 배운다. 무엇보다 진솔한 그 모습이 좋다. 주목을 받을수록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건 필수다. 조바심도 욕심도 다 내려놓고, 솔직한 저의 본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다짐하니 편해졌다. 그제서야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아졌다"고 털어놨다.
탁재훈은 이상민 김수미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이상민과는 데뷔 시절인 1994년 같은 소속사(서울뮤직)에서 처음 만난 뒤 97년 탁재훈이 신정환과 '컨츄리꼬꼬' 출범 당시 이상민은 프로듀싱 겸 제작자로 맡기도 했다.
또 해외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상하는 사설 인터넷 도박 사이트 사건에 연루된 뒤 3년간의 공백을 거쳐 이상민이 출연중인 '음악의 신2'를 통해 컴백했다.
평소 '큰 누님'처럼 막역하게 지내는 김수미와는 코미디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 2, 3, 4편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김수미는 "쟤(탁재훈)랑은 빨리 같이 작품을 해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