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경찰 무혐의 결론' 김흥국 "공개 사과하면 용서하겠다"

김흥국은 이미 많은 것을 잃었지만 해당 여성이 공개적으로 잘못을 사과한다면 용서할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 DB

김흥국 "논란과 구설은 억울해도 모두 내가 짊어지고 가야"

[더팩트|강일홍 기자] 김흥국이 자신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30대 여성 A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흥국은 9일 오후 <더팩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A 여성은) 근거없는 주장과 고소로 평생 쌓은 내 명예를 실추하고 일자리를 뺏었다"면서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한다면 용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흥국 사건을 조사해온 서울 광진 경찰서는 이날 오전 A씨가 제기한 강간·준강간·명예훼손 등 세 가지 혐의를 '모두 불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14일 한 방송에 출연해 '2016년 김씨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같은 달 23일 김씨를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김흥국은 A씨를 무고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맞고소하고 2억원의 별도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 검찰송치 방침을 밝히면서 두달간 이어져온 김흥국 성폭행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무고혐의 맞고소 등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김흥국의 속내와 심경을 직접 들어봤다.

금전적 피해보상 보다는 명예가 먼저. 김흥국은 경찰 무혐의 결론에 대해 홀가분한 마음은 있지만 여전히 착찹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2년전 <더팩트> 사옥 방문 인터뷰 당시 모습. /배정한 기자

<다음은 '성폭행 무혐의 결론'이 알려진 직후 김흥국과 가진 일문일답>

-지금 솔직한 심경을 밝혀달라.

성폭행 고소는 넌센스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홀가분한 마음은 있지만 여전히 착찹하다. 왜 말도 안되는 이런 무모한 일을 벌여 남에게 피해를 주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된다.

-그렇다면 A씨가 없는 사실을 주장했다는 말인가.

지금껏 잘못 산 일이 없고, 그 여성에게도 도움을 줬으면 줬지 피해를 준 일이 없다. 내게 뭔가를 요구하다 벌인 일이 아닌가 짐작하고 있다. 또 다른 누군가 A씨를 통해 나를 음해한 뒤 이득을 보려했을 수도 있다.

-A씨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경찰에서 무혐의 결론이 났지만 아직 검찰의 최종 판단은 남아있다. 매듭이 지어지면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 다만 무고 혐의에 대한 맞고소와 2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예정대로 간다.

이 부분에 대해 A씨 법률대리인 채다은 변호사는 '무혐의 처분은 검사가 최종 내리는 것' 'A씨는 여전히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악플러를 상대로 진행한 고소건 역시 진행 중'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타협을 하거나 용서할 여지는 없나?

이번 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원칙이 없다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겠나. 다만, 이 여성이 공개적으로 잘못을 사과한다면 용서할 용의는 있다. 금전적 피해보상 보다는 명예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변호인과 상의해보겠다.

김흥국은 무고에 대한 맞고소 진행에 대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받는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또 "(손배소) 소송을 통해 금전적 이익을 보려는 마음은 없으며 승소하게 되더라도 그 금액을 전액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를 둘러싼 모든 논란과 구설 억울해도 짊어지고 가겠다. 대한가수협회 긴급 기자간담회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가수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가운데 이혜민 상임부회장(왼쪽)이 김흥국 대한가수협회 회장을 폭행죄 및 상해죄로 고소한 박일서 전 회원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배정한 기자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어떻게 지냈나?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부끄럽고 창피해 많이 힘들었다. 매일 고양의 노고산 흥국사를 오가며 마음을 달랬다. 참배하면서 가수로서 한 인간으로서 살아온 지난날들을 되돌아봤다.

-부부끼리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세상에 어떤 마누라가 남편이 이런 일에 연루됐는데 맘이 편하겠나. 아내도 많이 힘들었고 나도 많이 힘들었다. 부부싸움 해프닝은 누군가 엉터리 정보를 악의적으로 전달하면서 발생된 일이다. 이 또한 모두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

-아내가 지인들한테 '무혐의 감사' 문자 보냈다고 들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는 법이다. 지금은 모든 오해가 풀렸다. 경찰무혐의 결론이 난 뒤 가장 기뻐했다. 연예인 김흥국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는 더 성실하고 신뢰받는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겠다.

-방송활동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물론이다. 억울하지만 논란과 구설에 오른 것만으로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게 대중스타의 숙명이다. 당분간 대외활동을 자제하겠다. 4개월 가량 남은 대한가수협회 일을 잘 마무리할 생각이고, 당장 다음달에 있을 러시아월드컵 분위기 조성에도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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