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 관련 마약스캔들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금을 유흥비로 썼다는 주장과 함께 검찰의 부실한 수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크다.

18일 KBS 2TV '추적60분'은 이시형 씨의 마약 의혹 관련 검찰의 부실 수사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방송은 지난해 7월 보도한 '검찰과 권력 2부작-검사와 대통령의 아들' 편에서 마약 사건의 핵심인 이시형 씨가 검찰 수사 단계에서 누락된 의혹을 다시 한 번 끄집어 냈다.

당시 방송에서 마약 공급책 서모 씨는 "(이)시형이는 같이 모여 술 마신 적 있는 친구"라고 말했고, 이시형 씨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이시형 씨 측 관계자는 "서 씨를 모른다는 입장에는 변함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제보자 문모 씨와 공모 씨는 이시형 씨와 서 씨는 물론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위 이모 씨, 유명 CF 감독 박모 씨, 대형 병원장 아들 나모 씨와 2009년과 2010년 자주 어울려 다니며 마약을 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들은 ㅎ클럽, ㅂ클럽 등에서 이시형 씨가 직접 마약을 접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업소 관계자들도 이시형 씨가 마약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과 친분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문 씨는 "이시형을 비롯해 김무성 사위, CF감독 등이 다 같이 클럽에 가면 거의 마약을 한다고 보면 된다. 서 씨가 마약을 나눠주면 '나도 좀 줘' 이런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씨는 "(이시형 등이) 엑스터시, 필로폰을 했다"며 "당시 마약 투약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공 씨는 이시형 씨에 대해 "조용했고, 조심성이 많았다"고 회상하며 '마약을 하는 걸 어떻게 서로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서로 마약을)줬으니까, 약을 받고 화장실에 갔으니까"라며 "서 씨가 이시형에게 약을 줬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추적60분'은 검찰이 의도적으로 이시형 씨의 마약 혐의를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마약 공급책 서 씨와 CF감독 박 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시형이 마약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조서에는 없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는 '추적 60분'에 "대검에 요청해라. 제보 내용은 모르겠는데 그런 일은 없다"고 인터뷰를 거절했다. 대검찰청은 '기록이 없다'는 서면 답변을 보내왔다.

김희수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되는 때에는 수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수사 자체를 안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범죄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의 세금이 이시형 씨의 유흥비로 흘러간 의혹이 있는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시형 씨 측은 12일 허위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이날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김도형 수석부장판사)는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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