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 측과 A씨 측 주장 다른 '후회 vs 회유', 진실은?
[더팩트|강일홍 기자] 17일 연예 뉴스의 중심에는 가수 김흥국의 성추행 의혹을 '추가 폭로' 한 A씨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의 보도가 비중있게 다뤄졌다. 김흥국 측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폭로한 A씨가 대한가수협회 관계자에게 문자를 보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후회한다"고 했다고 밝혀 수많은 매체가 이 같은 내용을 다뤘다.
하지만 이날 일부 언론은 A씨가 측근을 통해 '김흥국에 대한 추가 폭로에 후회한다고 말한 적이 없고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의 회유 압박으로 힘들게 지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상반된 내용의 보도가 잇따라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지 않는 김흥국 성추행 의혹과 함께 사건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었다.
도대체 진실은 무엇일까. <더팩트>는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논란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단독 입수해 A씨의 사과와 후회 여부를 <팩트체크>로 풀었다.
√FACT 체크1=김흥국 추가 성추행 폭로 A씨, 본심 아니었나?
A씨는 지난 4일 김흥국의 경찰조사를 하루 앞두고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2002년, 2006년 월드컵 당시 김흥국이 여성들을 성추행했고 2012년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카페 아르바이트생을 성추행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A씨는 대한가수협회 김흥국 측 지인 L씨에게 문자를 보내 '지금 본의 아니게 너무 힘이 드네요. 형(김흥국) 좀 잘 돌봐주세요' '정말 마음이 힘듭니다' '죄송합니다' 등의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축구를 통해 알게 된 또다른 지인 박모씨와의 전화통화에서도 "내 본심이 아니었다"며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고 분란을 일으킨데 대해 후회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가수협회의 한 임원급 간부는 18일 오전 "A씨의 문자 중에 '본의 아니게' '형 좀 잘 돌봐주세요' '죄송합니다' 등의 표현이 전체적으로 후회 막급의 의미"라면서 "A씨는 김흥국씨와 월드컵응원단에 몸담았던 또다른 지인 박모씨한테도 전화를 걸어 비슷한 취지의 말과 함께 경솔했음을 직접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FACT 체크2= 후회하고 사과한다? or 단지 괴롭고 힘들다?
<더팩트>가 실제로 A씨가 대한가수협회 관계자에게 보낸 문자를 단독 입수해 내용을 파악해본 결과 문자만으로는 의중을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아보였다.
(며칠 동안 밥맛을 잃어서 식사를 못 하다 보니,지금은 말할 힘이 없어서 통화하기가 힘이 듭니다) (스트레스로 입맛을 잃어서 너무 힘들어 몸도 3킬로나 줄고, 남 앞에 나서기가 힘들어서, 엊그제 주말에 조그만 행사도 펑크냈습니다)
해석 여부에 따라 '후회' 또는 '사과'로 볼 수도 있지만, A씨가 '단지 복잡한 일에 휘말려 괴롭고 힘들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더 이상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의 부분은 양쪽 어느 편에도 서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 김흥국은 "일단 (추가 폭로 내용은) 사실무근이며 지인 A 씨가 왜 그랬는지 짐작이 간다. 나를 파멸시켜 이득을 보려는 사람이 있고, 특정 개인의 이해관계에서 나온 음해"라고 반박, 법적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FACT 체크3=요즘 심경? "절에 가서 참선하며 마음 달래죠"
"시간만 나면 절에 가서 참선하죠. 그 수밖에 없잖아요. 시간과의 싸움이니까요. 하루하루 시간 보낸다는 게 힘들고, 가족이 저보다 더 많은 큰 상처나 충격을 받았죠."
성폭행 의혹에 휩싸이며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프로그램을 내려놓은 김흥국은 답답하고 복잡한 최근의 심경도 털어놓았다.
김흥국은 17일 오후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무엇보다 가족들 보기가 민망하고 하루하루 사는 게 죽을 맛"이라면서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지만 정의가 살아있다면 이런 답답한 상황은 반드시 풀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저한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이번 기회에 많이 생각하게 된다. 세상만사는 인과응보라는데 제가 잘못 살았는지, 누군가를 힘들게 하거나 마음 아프게 한 일이 있는지 되돌아보고 있다. 진위여부를 떠나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 그렇다고 원망하진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참선한다는 마음을 더 키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K씨는 지난 3월 보험설계사 시절인 2016년 김흥국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뒤 고소했고, 김흥국 역시 무고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이 부분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추가폭로와 번복 주장 등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논란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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