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팬, 애정·책임감만큼 현명하게 문제 해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컴백 당일 별안간 논란의 중심에 선 인기 그룹 워너원(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 팬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워너원에 대한 오해를 풀어냈다. 이들은 방송을 준비하면서 나눈 대화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일부 팬의 실망을 샀고, 멤버 하성운의 발언에 대한 루머가 돌아 '인성 논란'으로까지 증폭된 바 있다.

워너원은 19일 오후 2시 엠넷닷컴 '스타라이브'를 진행하기에 앞서 대기하며 장난스러운 대화를 나눴다. 방송이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며 한 발언들이 그대로 방송에 흘러나왔다. 일부 멤버의 "우리는 왜 자유롭지 못한가" "우리는 왜 정산을 받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20%만 받는가" "우리는 잠은 왜 잘 수 없는가" "왜 이렇게 스케줄이 빡빡한가" "아침에 X 쌌다" 등 발언이 귀를 사로잡았다.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된 것은 하성운이 한 발언이다. 일부 누리꾼은 이를 "미리미리 욕 해야겠다" "XX(욕설)" "대X각" 등의 발언이라고 주장하며 그에게 대단한 실망감을 표했다. '피로'와 '정산'에 대한 불만감 표출이 아닌, 욕설로 추측되는 발언은 '인성에 대한 실망'을 유발하는 또 다른 문제였다. 이에 무분별한 악성 댓글이 이어졌고, 이는 곧 워너원 전체 이미지에도 타격을 줬다. 루머를 그대로 믿고 등을 돌린 팬들도 있었으며, 하성운에 대한 신뢰를 표하며 '그럴 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팬들도 있었다.

논란 후 워너원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게재하고 "금일 스타라이브 방송 준비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워너원을 사랑해주시고 응원에 주시는 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 "실제 사용되지 않는 말까지 확대 및 재생산되는 상황 또한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우려의 말도 덧붙였다. '사용되지 않는 말까지 확대 및 재생산되는 상황'이라는 표현으로 루머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팬들은 '하성운 허위사실 유포 및 악성댓글 고발'(이하 고발연합)이라는 팬 연합을 결성하고 '디지털과학수사연구소'라는 사설 업체에 음성 감정을 의뢰했다. 디지털과학수사연구소 소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신뢰할만한 해당 분야 전문가다.

고발연합은 22일 감정 결과 주요 내용과 전문 요약을 공개했다. 공개된 감정 결과에 따르면 '미리미리 욕해야겠다'는 '미리미리 이렇게 해야겠다', 'XX'는 기계음, '대X각'은 '대답해라'로 판단된다. 분석 결과에 의심을 품는 시각이 여전히 있어 팬들은 다른 업체에 또 한 번 감정을 맡기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워너원은 지난해 전국민적인 관심을 불러 모은 케이블 채널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로 발탁된 프로젝트 그룹으로 올해 말 활동이 종료된다. 아이돌의 꿈을 안고 프로그램에 참가한 출연자들은 "국민 프로듀서님, 잘 부탁드립니다"를 외치며 데뷔를 간절히 소망했다. 철저히 '국민 프로듀서', 즉 팬들의 애정으로 데뷔를 이룬 워너원이기에 팬들의 이들을 향한 기대와 사랑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규모가 큰 팬덤은 국내 아이돌 팬 문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이번 워너원 팬들의 하성운 음성 감정 결과 공개는 워너원을 향한 애정, 데뷔에 힘을 실은 책임감만큼이나 현명하게 상황에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한 사례라는 평가다. 우리나라 아이돌 팬 문화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

팬클럽의 분위기는 아이돌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이번 워너원 팬들의 성숙한 상황 대처는 워너원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정식 데뷔 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워너원이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힘입어 앞으로 더 성숙한 행보와 멋진 활약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joy822@tf.co.kr
[대중문화이슈팀ㅣ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