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신웅 '성폭행 의혹', 트로트계로 번진 '미투 바람'

트로트계 미투 운동 확산. 8일 작사가 A씨가 트로트 가수 겸 음반 제작사 신웅으로부터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신웅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신웅 SNS 더팩트 DB

신웅 "불륜은 인정하지만..."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전 세계적으로 '핫이슈'로 떠오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고백에 오랫동안 숨겨졌던 사건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범죄 발생률과 재범률이 상위권인 우리나라에도 최근 '미투'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쳤다. 정치계, 법조계, 종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 운동'이 번졌다. 문화계에선 이미 곪을 때로 곪아 터져버렸다. 영화계, 연극계, 개그계까지 확산된 '미투' 바람이 어느덧 우리의 전통가요인 트로트계에도 퍼졌다.

8일 한 작사가의 용기 있는 폭로가 '트로트계 미투'의 시작을 알렸다. 작사가 A씨는 트로트 가수 겸 음반 제작자 신웅(66)으로부터 수 차례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로트 가수 출신 제작자에게 성추행을 넘어 성폭행을 당했다"며 "(신웅에게) 3번의 성추행과 1번의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용기 있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투 가해자로 지목받은 신웅은 침묵했다.

A씨의 '미투 폭로'가 있는 지 하루가 지난 뒤 신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신웅은 A씨의 주장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A씨와) 10여 년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시간이 갈수록 좋은 감정이 더해져 불륜 사이로 지내게 됐다"고 주장했다. "불륜에 대한 잘못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인정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한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못했던 행동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라면서 "'강간'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8일 작사가 A씨는 방송에서 신웅에게 받은 사과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SBS 비디오 머그 캡처

앞서 8일 A씨는 SBS '8시 뉴스'에서 신웅의 문자를 공개했다. 해당 문자 메시지에는 그가 신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추정 가능한 대목이 많이 포함돼 있다. 신웅은 "남자로서 당신한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때는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나 본데, 무식하게 행동한 거 반성한다"라며 A씨를 향해 사과했다. 문자 메시지의 진위 여부가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내용 자체는 신웅이 9일 밝힌 입장과 전혀 다르다.

A씨와 신웅은 의견 차를 보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폭로→침묵→다시 폭로→부인으로 이어지는 모양새가 이전 미투 관련 이슈들과 닮아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측과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대립각을 세우며 '트로트계'로 번진 미투 바람 역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터진다.' 미투 폭로가 계속 늘어나며 생긴 시쳇말이다. 매일같이 '미투' 폭로 관련 검색어들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한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폭로 분위기가 사회를 뒤덮고 있다. 새롭게 고개를 든 트로트계 '미투' 운동 바람. 추가 폭로자가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j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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