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웅의 해시태그] #특혜입학 #정용화 #믿어달라 #입대현장 #삼행시

그룹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5일 오후 강원도 화천 상서면 15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소한 가운데 팬들이 입소식 전 신병교육대 앞에서 정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화천=이덕인 기자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밴드 씨엔블루의 #정용화. 그가 5일 강원도 화천군 육군 15사단 승리신병교육대 입소를 시작으로 신성한 국방의 의무 수행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뭔가 뒷맛이 씁쓸합니다. "나만 #믿어달라" 말하던 정용화는 이날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필리핀 등에서 날아온 국외 팬들의 배웅도 받지 않은 채 숨바꼭질하듯 입소했습니다.

정용화는 현재 2017학년도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대학원 모집 #특혜입학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미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정용화가 입대 전 작별인사를 위해 운집한 팬들과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더욱이 정용화는 2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 'STAY 622'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 팬들은 '진실을 말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5일 정용화의 입대를 앞두고 팬들이 대형 현수막 등을 내걸고 정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화천=이덕인 기자

정용화는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서 "나를 믿어주는 여러분들 덕에 보상 받는 기분이다. 보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바란다"며 "나만 믿길 바란다. 내 인생에 권리 없는 사람들은 말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당당한 자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특혜입학 의혹은 과장된 것이며 죄가 없다는 게 정용화의 주장이었습니다. 이어 입대 전날인 4일 정용화는 트위터에 "여러분 늘 건강 챙기시고, 이루고 싶은 꿈들, 목표 모두 이루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전 잘 다녀올 테니 걱정 마시고, 그동안 늘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잠시만 안녕"이라는 글을 올리며 팬들의 응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연속해서 이어진 정용화의 결백 주장으로 더욱 주목 받은 #입대현장. 그곳에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쏠렸습니다. '특별한 뭔가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군 당국은 입소식 현장이 협소해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입소 장병과 가족 이외 인원의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하지만 팬들을 위해 입대 현장 노출에 어느 정도 협조했습니다. 군은 입소식 현장으로부터 약 3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면회장소인 승리회관에서부터 입소 장병 여부를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부대시설을 촬영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사진기자 3명, 영상기자 2명의 풀(pool)단의 영내 촬영도 허용됐습니다.

그룹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5일 오후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15사단 승리신병교육대로 비밀리 입소를 한 가운데 정용화를 못 본 팬들이 승리회관을 떠나고 있다. /화천=이덕인 기자

모든 준비는 끝났고, 주인공 정용화의 등장만 남았던 그 순간. 입소식이 진행될 오후 2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군 관계자가 비보(?)를 전했습니다. "정용화가 이미 입소를 마쳐 사진 및 영상 촬영이 불가능합니다." 정용화는 그렇게 '면피성 입대'라는 의혹 속에 마지막 해명의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습니다. "나만 믿어 달라"던 당당함도 '홀로 입대'로 날아갔습니다. 정용화의 소속사는 "본인이 조용한 입대를 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취재진과 팬들 모두 황당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입대 하루 전까지 당당했던 정용화였기에 '홀로 입대'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용화 입소현장 취재를 마무리하는데 들려온 한 팬이 읊조린 #삼행시가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정 : 정용화님, 입대 전에 진실을 말해주세요!
용 : 용기내어 팬들 앞에서 당당히 진실을 말해주세요!
화 : 화가 나네. 그냥 가다니.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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