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깝스' 차동탁 役 조정석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데뷔한 지는 어언 14년, 지난 2012년부터 6년 동안 쉬지 않고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는 배우 조정석(38)이 지칠 줄 모르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조정석은 16일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투깝스'(극본 변상순·연출 오현종)에서 중앙서 강력2팀 형사 차동탁 캐릭터로 분해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해당 드라마는 뺀질한 사기꾼 공수창의 영혼이 갑자기 들어와 공조 수사를 펼치게 된 형사 차동탁의 활약을 그렸다. 까칠한 여기자 송지안(혜리 분)과 애정 전선을 추가한 판타지 수사 로맨스물이다.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조정석은 데뷔 후 첫 1인 2역 연기에 "어려웠다기보다는 재밌었다"며 "1인 2역, 배우들이라면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소재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고 작품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대본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1인 2역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배우들이라면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소재 가운데 하나일 거예요. 어려웠다기보다는 재밌었어요. 제가 발휘하는 상상력만큼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바뀌더라고요(웃음). 체력적으로는 참 힘들었어요. 각오는 하고 시작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잠을 못 자면 어느 누가 힘들지 않겠냐마는 제가 유독 잠 부족에 약해요. 그래서 더 힘들게 느껴진 것 같아요."
지난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으로 데뷔한 조정석은 지난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 속 납뜩이 캐릭터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후 스타덤에 올랐다. 그 이후로 쉬지 않고 달려왔다. 영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관상' '역린' '나의 사랑 나의 신부' '특종: 량첸살인기' '시간이탈자' '형'은 물론,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오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 뮤지컬 '헤드윅' '블러드 브라더스'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 그리고 무대를 넘나들며 대중을 만나왔다.
"제가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그것도 영화 드라마 연극 등을 병행하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대가 고향, 친정 같은 곳이기 때문에 항상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무대 위의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에게 매년 기회가 되면 무대에서 좋은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겠다는 혼자만의 약속도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그리고 무대에 오르는 게 재밌어요(웃음)."
"작품 선택 기준은 저에게 재밌게 다가오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캐릭터보다는 작품을 보는 편이죠. 욕심나는 캐릭터이지만 해당 작품이 재미가 없다면 과감히 참여를 포기해요. 그런데 이제는 균형을 좀 잘 맞추면서 캐릭터 변신을 시도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차기작은 연극 '아마데우스'다. 작품 제의는 지난해 상반기에 들어왔으며, 조정석은 '투깝스' 종영 후 바로 연극 연습에 돌입했다. '아마데우스'는 음악을 향한 갈망은 닮았지만 타고난 재능은 달랐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조정석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캐릭터를 연기한다. "최근 연극 '아마데우스' 연습에 합류했는데 심장이 확 뛰더라"고 말하며 밝게 웃어 보인 그는 '작품을 쉬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이러니하다"면서 "(연습) 과정이 재밌다. 그 과정에서 기운을 얻는다"고 말했다.
"만약 '투깝스'를 마치고 드라마를 하라고 했다면 못했을 것 같아요. 연극 무대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주어져요. 공연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7~8주 준비하는데, 그 기간 고뇌하고 분석하면서 머리와 몸을 쓰는 게 참 재밌어요. 준비하면서 제 한계와 부딪치고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고, 정답은 없지만 정답에 가깝게 분석해나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그 과정에서 기운을 얻고요. 그리고 '아마데우스',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고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웃음)."
이날 조정석은 "인간의 매력 요소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가장 큰 매력 요소는 유머감각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즐겁게 해준다는 것은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정석이 대인관계에서 어떠한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떠한 관계를 지향하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런 조정석이 대중에게 보여주고, 구축하고 싶은 본인의 이미지는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대중들이 저를 '호감 가는 사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괜히 밉다는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괜히 정이 가는 사람이 있잖아요. 저를 그런 사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저를 극도로 미워하는 분은 없는 것 같아서 참으로 다행이에요."
30대의 끝자락을 걷고 있는 조정석은 올해 캐릭터 변신을 꿈꾼다. 쉼 없이 대중을 만나고 있는 그이지만 아직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다채롭고, 욕심도 많다. 그가 2018년에 보여줄 활약에 기대와 응원의 박수가 많은 이유다.
"이런저런 장르 다 해보고 싶어요(웃음). 피만 엄청 튀기는 내용의 스릴러 작품도 해 보고 싶고요, 정말 애절한 멜로 작품도 해 보고 싶어요. 이것저것 욕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아요(웃음)."
"캐릭터 변신을 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조정석' 하면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가 강하다고 해요. 30대 마지막 해인데요, 30대 마지막을 뜻깊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고,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네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