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한빛 PD 동생 이한솔 씨 "'화유기' 소식 접하고 소름 끼쳤다"

우측에서 두번째 자리한 이한솔 씨. 이한솔 씨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회의실에서 열린 tvN 화유기스태프 추락 사고 대책 수립촉구 기자회견에서 CJ E&M에 대한 실망과 함께 방송노동환경 개선을 피력했다. /임영무 기자

이한솔 씨 "CJ E&M의 신뢰는 쉽게 깨졌다"

[더팩트|권혁기 기자] 고(故)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가 '화유기' 추락 사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한솔 씨는 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드라마 '화유기' 제작 현장 추락 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에서 "처음 '화유기'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소름이 끼쳤다. 저희가 1년 남짓 전에 CJ E&M과 싸움을 시작하고 일반적으로 요구했던 안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씨는 "담당자 처벌이 아닌 CJ E&M 차원에서 또다른 제 형과 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조처하길 바랐다. 사과 후 CJ E&M의 구조개선안이 발표됐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구조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 신뢰들이 너무 쉽게 1년 만에 깨졌다"며 "방송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좌절이 아닌 희망을 주자고 했던 저희의 행동에 대한 자책감도 들었다. 물론 CJ E&M은 몇가지 변화를 보여줬지만 변하지 않은 부분은 (깊이 자리 잡은)문화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기다리고 궁극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번 '화유기' 사고로 생각이 바뀌었다는 이 씨는 "방송사, CEO들이 바뀌면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장이 좀 더 나아질 수 있게 제작비를 투입하면 가능한 일이다.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구조를 바꾸자는 노력이 있어야 바뀔 수 있다. 당시 저희에게 했던 말들을 책임지고 하루빨리 시행해 현장의 분위기와 시스템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방송노동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폐쇄된 고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형의 안타까운 죽음을 알린 바 있다. /이한솔 페이스북

이한빛 PD는 지난 2016년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PD는 CJ E&M 입사 후 tvN '혼술남녀' 조연출을 맡았으며 드라마 종영 후 이틀 뒤 세상을 등졌다. 고인은 하루 20시간에 달하는 과도한 노동과 비정규직 제작진 해고 문제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케이블 채널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홍균) 방송사고는 구랍 23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화유기' 세트장에서 발생했다. MBC아트 소속 미술 스태프가 작업 중 3m 높이에서 떨어지는 낙상 사고를 당해 허리뼈와 골반뼈가 부러져 하반신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방통위와 관계 당국은 '화유기' 미술 노동자 추락사고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라"며 "미술감독이 직원에게 요구한 샹들리에 설치는 용역 계약에 포함되지도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당사자가 야간작업으로 피로가 누적돼 있어 다음 날 설치하겠다고 부탁했음에도 설치를 강요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MBC아트 측은 '화유기' 제작사 JS픽쳐스 법인과 대표, '화유기' 미술감독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상, 공갈,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언론노조는 JS픽쳐스와 세트설치사 라온, MBC아트 및 책임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고발 및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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