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상] 마술사 유호진, '위험천만' 사복 경찰 음주 단속 피해

경찰, 사고 前 조치 아닌 사고 유발…이래도 되나?

[더팩트|권혁기 기자] 아시아인 최초로 F.I.S.M(세계 마술 올림픽) 그랑프리를 수상한 역대 최연소 마술사 유호진(24)이 사복 경찰의 불법 음주 단속으로 사고를 당할 뻔한 것으로 <더팩트> 취재 결과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찰과 검찰, 군(軍)의 적폐청산과 개혁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표적 단속 논란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호진이 황당한 사건을 당한 것은 지난 24일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마술 공연 연습을 마치고 새벽 1시쯤 본가인 김포로 향하던 유호진의 독일 B사 차량 뒤로 한 대의 검은색 차량이 나타났다. 누군가 따라오는 느낌을 받은 유호진은 천천히 가거나 다른 길로 우회했지만 해당 차량은 20분이 넘게 유호진의 뒤를 밟았다.

새벽 시간대에 차량도 적은 상황에서 겁을 먹은 유호진은 두려움에 떨었다. 신호등에 걸려 정지선에 차를 세우자 해당 차량은 유호진의 옆에 차량을 댔다. 사복을 입은 건장한 남성 두 명이 길을 물었고 유호진은 "모른다"고 답하고 갈 길을 갔다. 각종 강력 범죄가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요즘, 그 때부터 수상한 사람들이라고 확신한 유호진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고속도로로 진입하려 했다. 그러자 이 차량은 유호진의 앞을 가로 막고 지그재그로 운전,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다.

유호진 마술사가 지난 24일 새벽 1시께 서울에서 김포로 향하던 중 사복을 입고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경찰로부터 미행을 당하는 등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 /더팩트 DB

간신히 옆으로 빠져 빠른 속도로 내달린 유호진은 사고를 당할 뻔 했고, 무서운 마음에 속도를 낮췄다. <더팩트>가 입수한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보면 문제의 차량은 끝까지 유호진을 쫓아왔다. 고속도로 출구에서 따돌린 후, 경찰에 신고하려던 찰나에 경찰차가 등장했다. 안도의 한숨을 쉬던 순간 문제의 차량도 유호진의 차량 앞으로 왔다. 알고 보니 음주 단속을 하려고 유호진의 차량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공연을 위해 밤샘 연습과 미팅 등으로 잠이 부족해 피곤한 상황에서 운전을 했던 유호진은 이 같은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유호진은 <더팩트>에 "경찰이라면 사고가 나기 전에 방지를 해야하는 게 아니냐"며 "마치 사고가 나길 기다린 것처럼 주행을 방해하고, 경찰복이 아닌 사복으로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게 상식적이냐"고 반문했다.

결국 경찰의 음주 측정에도 문제가 없자 차에서 나와 걷게 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도 측정을 했다. 오해였음을 안 뒤에도 해당 경찰은 사과가 없었다고 유호진은 토로했다. 화가 난 유호진은 경찰서로 가서 얘기하자며 경기김포경찰서 사우지구대로 향했고 문제의 지구대장 N모 형사는 그제서야 사과를 했다.

유호진은 이번 사건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찰의 과잉 단속으로 사고를 당할뻔 한만큼 조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더팩트 DB

유호진은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식으로 진술서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진술서는 법적 효력이 있으니 써줄 수 없다'며 금전적 보상을 제안했다. 너무나도 황당했던 유호진은 기자에게 "정말 사고가 났다면 어쩔 뻔 했느냐. 경찰을 신뢰했던 입장에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본청에서 근무하는 모 경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암행순찰차가 아니었느냐"면서 "암행순찰차도 안에 탄 경찰은 사복이 아닌 정복(경찰복)을 입고 있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복을 입고 있었다고 하자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경우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큰 일"이라며 "감찰 대상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암행순찰차라 하더라도 차량 상판에 사이렌만 없을 뿐, 자동차 보닛에는 경찰 마크를 달고 있다.

한편 유호진 마술사는 지난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에서 2018 세계마술올림픽 성공을 위한 프로젝트 '드림메이킹 콘서트, 유호진 매직 갈라쇼'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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