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영상 왜곡' 주장 워너원 소속사, 이게 최선입니까?

그룹 워너원이 팬매니저의 도를 넘은 행동에 구설수에 휘말렸다. 소속사는 사과가 아닌 변명에 가까운 입장을 내놔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진은 지난 9월 2017 제1회 소리바다 베스트 케이뮤직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 당시 워너원. /더팩트 DB

영상 본 네티즌들 "사과를 해야지 왜 스태프 감싸서 워너원 욕보이나?"

[더팩트|권혁기 기자] 그룹 워너원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가 팬매니저의 도를 넘은 행동에 사과가 아닌 변명에 가까운 해명으로 2차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지난달 2일 워너원은 홍콩에서 진행된 팬미팅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습니다. 당시 워너원 팬매니저 A(여)씨는 일반인들을 마구 밀치면서 갔습니다. 실제로 워너원 팬매니저에게 밀침을 당한 김모(28·여)씨는 필자에게 영상을 제보하면서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삭이지 못하는 울화와 모멸감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진짜 심하게 밀쳤고, 전혀 사과가 없었다. 제가 화가 나 '야'라고 소리쳤는데 엄청 째려보고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또 "저 말고도 다른 여성을 엄청 심하게 밀쳤다. 달려든 것도 아니고 신기한 마음에 뒤로 물러나면서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 뿐"이라면서 "팬 매니저만 혼자 혈안이 돼 오버한 것 아니냐. 아기를 안고 있던 엄마는 워너원 근처도 가지 않았는데 밀치는 모습을 보고 더 놀랐다. 정말로 그 팬매니저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팬 매니저는 "아이씨"라고 하면서 계속 팬들을 밀치고 있습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를 밀치는 모습은 카메라 밖이었지만 김씨는 정확하게 현장을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딱 봐도 아이 엄마가 카메라에서 사라진 부분에서 누군가를 밀치고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데 허공을 밀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죠.

워너원 매니저의 도를 넘은 행동. 워너원 팬매니저는 지난달 2일 인천공항에서 전혀 달려들지 않는 일반인들을 밀쳐 논란을 일으켰다. 더욱이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까지 밀쳐 충격을 안겼다. /독자 제공

소속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건가요? 소속사가 밝힌 "경호의 일부분만 공개돼 왜곡됐다"는 주장도 명쾌하지 않지만 "달려드는 일부 팬들이 있어 상황을 저지한 것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해명은 과연 영상을 보고 내놓은 입장인지 궁금합니다.

영상 속 경호원인 장모 팀장은 "나오시라고 그래"라고 말합니다. 영상에는 '지금 위험한 상황이니까 달려드는 팬들을 밀치라'고 지시하는 부분은 없습니다만, 실제 그 어떤 팬도 워너원에게 달려들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멀찍이 떨어져 있는 일반 시민들만 있을 뿐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공항서비스평가에서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같은 곳입니다. 24시간 운영되는 세계적인 공항이죠. 비행기를 탑승할 승객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입니다. 심지어 해당 사건이 벌어진 곳은 비행기 티켓팅을 하는 곳이 아닌 출국을 앞두고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해당 팬 매니저가 도를 넘어 행동한 게 확실한데도 소속사는 자사 직원 감싸기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워너원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의 팬매니저 논란에 대해 사과가 먼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화면 캡처

네티즌들은 "사과나 하세요. 변명만 하지 말고" "사과를 해야지 고의로 한 게 아니라고 말만하면 어쩌라는 겨" "많은 사람들 아니고 한적한데 일부러 멀리까지 가서 상관없는 사람 밀치던데" "여자 스태프가 아이엄마 밀치는 영상 다 돌고 있는데. 사생팬은 문제지만 일반인에게 오버한건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야지 왜 스태프 잘못을 이런 식으로 감싸서 가수까지 욕보이려는건지"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워너원은 저도 좋아하는 그룹입니다. 매력이 철철 넘치는 친구들이죠. 영상에서 워너원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조용히 걷고만 있죠. 경호 담당 장팀장도 "나오시라고 그래"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영상 속 팬매니저도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닐 겁니다.

그래도 다국적에 다인종이 이용하는 인천국제공항 한복판에서 아무 상관없는 일반인을 밀친 부분에 대해 사과를 먼저 했으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그럴 수 있다'라는 반응이 나왔겠지만 영상이라는 증거가 있음에도 '왜곡' 운운하며 변명에만 급급한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의 행태는 워너원의 얼굴에 또 한번 먹칠을 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YMC엔터테인먼트에는 에일리, 제시, 신보라, 김지아, 소울라이츠 등이 소속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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