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너무한 주진우' vs '비 도의적 김성주', 계속되는 '설왕설래'

주진우 기자가 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던 중 김성주 전 MBC 아나운서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권혁기 기자] 주진우(44) 시사IN 기자가 김성주(45) 전 MBC 아나운서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난한 사실이 알려진 뒤 그 여파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는 이의 처한 위치와 시각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누리꾼들의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주진우 기자는 최근 MBC 파업 집회 현장에서 MBC 출신 프리아나운서 김성주가 지난 2012년 진행된 MBC 파업 당시 현직 MBC 아나운서들을 대신해 런던 올림픽 중계에 나선 사실을 두고 "김성주가 특별히 (마이크를) 많이 잡았다"고 비난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 지난 2011년 제21회 민주언론상 본상을 수상할 정도로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주진우 기자의 날 선 비난은, 김성주가 MBC 아나운서들을 대신해 빈자리를 채움으로써 파업 당사자들이 허탈해하고 사측이 힘을 얻게 됐다는 의미의 지적이었다. 그러나 표현에 있어서는 과했다는 의견도 있다. 주진우 기자는 "권순표 앵커가 후배, 동료들이 파업을 하는데 마이크를 잡을 수 없다며 내려 놓았는데 그 자리를 진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잡았다. 특히 김성주가 많이 잡았다. 저는 그런 사람이 진짜 미운데 정말 패 죽이고 싶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주진우 기자의 말처럼 김성주가 후배, 동료, 선배들의 힘을 빼 놓은 것은 맞다. 김성주 본인도 런던 올림픽 중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중계와 관련해 격려해준 분들도 있지만 왜 하필 지금이냐고 걱정과 함께 질타하신 분들도 있었다"며 "고민이 많았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스포츠 제작국장, 아나운서 국장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회사에 다시 오기 전까지 파업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국민들이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일단 회사를 돕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파업이 타결되면 흔쾌히 물러나겠다는 생각으로 제안을 수락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실 김성주가 MBC를 퇴사한 이유는 '벌이' 때문이었다. 김성주는 과거 MBC '라디오스타'에서 아나운서들의 프리선언 초기 증상으로 "배우들이나 연기자들에게 출연료를 물어보는 아나운서들은 의심해봐야 한다. 그것은 굉장히 충격적으로 온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2007년 3월 프리선언 이후 MBC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고 1년여 가량 '백수생활'을 했다. 이때 '국민 아나운서'에서 '배신자의 아이콘'이 된 그는 2009년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K'를 진행하며 '국민 MC'로 거듭났다.

MBC 노조 앞에서 발언하는 주진우 기자. 주진우 기자는 김성주에 대해 지난 2012년 당시 파업하던 MBC 아나운서들을 대신해 런던 올림픽 중계를 맡았다며 패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 /판도라TV 캡처

일각에서는 주진우 기자가 김성주의 행보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지만 좀더 순화해서 표현할 수도 있지 않았냐고 주장한다. '살아 남고자 친정과 같은 곳에 선후배의 빈자리를 찾아 들어간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 정도로 해도 대중은 당시 김성주의 행동에 대해 곱씹어 봤을 것이란 얘기다.

MBC 노조원들 앞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패 죽이고 싶다'는 발언과 함께 김성주의 누나인 김윤덕 조선일보 기자를 언급한 부분도 논란이 일었다. 내용만 보면 시사IN에서 쓰는 MBC 파업일기에 김성주가 언급된 것에 대해 김윤덕 기자가 전화로 항의했다는 것인데, MBC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선 무대이니 그런 일화를 언급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자칫 김성주를 비난하기 위한 양념으로 보일 수도 있다.

가수이자 MBC 라디오 MC였던 배철수가 같이 일한 제작진을 위해 파업에 동참했기 때문에 주진우 기자의 발언은 김성주를 더욱 궁지로 몰아 넣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평가는 제각각이다.

김성주를 변호하는 쪽은 생계형 선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이디 'jeje****'라는 누리꾼은 "김성주 프리랜서인데 일이 없으면 먹여 살려 줄 것인가?"라고 말했다. 'soda****'는 "사람을 맨몸으로 죽이겠다는데 김성주 씨 가족들이 보면 어떻겠나? 아이는?"이라고 댓글을 달았으며 'iinn****'는 "김성주가 프리선언하고 일 없을 때 주진우는 김성주를 도와줬던 적이 있던가? 애 셋 있고 가장인데 들어오는 일도 마다하고 그냥 있어야 함?"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반면 주진우 기자의 지적에 대해 "가식적인 기회주의자"라고 김성주를 힐난한 이도 많다. 아이디 'spin****'는 "재래시장 노점상들도 상도라는 게 있다. 돈만 벌면 장땡이지라고 말한다면 할말 없지만 김성주 행동이 좋은 그림이냐?" 등의 반응을 내고 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