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 MB정부 블랙리스트 등재에 분노 "꽃다운 30대 훌쩍 가버렸네"

배우 김규리. 김규리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화, 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정부 비판 성향 문화, 예술인을 대거 퇴출시키고 전방위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해당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배우 김규리(38·개명 전 김민선)가 이에 대해 분노했다.

김규리는 12일 인스타그램에 뉴스 한 장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더불어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됐다니'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게재된 사진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퇴출 활동을 전개한 문화, 예술인 명단이 담겼다. 명단 배우란에는 '문성근 명계남 김민선 등 8명'이라는 글씨가 눈에 띈다.

배우 김규리는 12일 인스타그램에 뉴스 한 장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김규리 인스타그램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 당시 김규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아이들아 어른들이 미안하다"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그보다 앞선 2008년 5월에는 광우병 파동과 관련해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는 것이 낫겠다"는 글을 미니홈피에 올린 바 있다.

11일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공개한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에는 앞서 언급한 이들 외에도 작가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교수, 영화감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방송인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가수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등 82명의 이름이 실렸다. 당시 국정원은 이들을 대상으로 퇴출 등 압박 활동을 전개했다.

다만 당시 김규리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MBK엔터테인먼트(전 코어콘텐츠미디어) 관계자는 이날 오후 <더팩트>와 통화에서 "리스트에 오른 명단을 보고 솔직히 우리도 많이 놀랐다"면서 "그러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 때문에 활동에 별다른 제약을 받은 것은 딱히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1997년 잡지 '휘가로' 표지모델로 데뷔한 김규리는 드라마 '학교 1' '유리구두' '현정아 사랑해' '선녀와 사기꾼' '러브홀릭' '왕의 얼굴' '우리 갑순이'를 비롯,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아프리카' '가면' '미인도' '오감도' '사랑해! 진영아' '또 하나의 약속' 등 다수 작품에서 활약했다. 김규리는 현재 소속사 없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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