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죄', 주요 배역에 연극배우 중심 캐스팅…왜?

영화 원죄가 개봉을 위해 후반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배역에 연극배우들을 캐스팅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화 원죄 포스터

[더팩트|권혁기 기자] 종교적 원죄 의식에 대한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한 영화 '원죄'(감독 원신구)가 최근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연극배우들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원죄'는 종신 수녀의 길을 택한 에스더(김산옥 분)가 간질병을 가진 딸 혜정(이현주 분)과 함께 살며 세상을 비관하고 신을 저주하던 선천성 소아마비 장애인 상문(백승철 분)와 얽히는 이야기다. 에스더는 이들 부녀의 엄청난 비밀까지 알고 난 후 그들의 삶에 개입하려 하지만 이상한 망상에 빠진 상문은 에스더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다 병적인 집착에 이른다.

이번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내면과 섬세한 연기를 요구했다. 신에 대한 분노로 가득찬 상문과 장애인 아버지를 뒷바라지하고 간질병까지 앓고 있는 혜정, 이들을 복잡미묘한 심정으로 다가서는 에스더 모두 연기 난이도가 높은 캐릭터였다.

이에 연기력을 확보한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관건. 제작진은 상문 역에 영화 '군함도' '곡성' 등에 출연한 배우 백승철을, 불운한 삶을 사는 딸 혜정은 연극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이현주를 캐스팅했다.

종교적 원죄 의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영화 원죄인만큼 가장 중요한 배역은 수녀 에스더였다. 간질병을 가진 딸과 함께 살며 세상을 비관하고 신을 저주하던 선천성 소아마비 장애인과 얽힌 에스더는 연극배우 김산옥이 연기했다. /영화 원죄 스틸

하지만 에스더 역의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수녀 이미지와 더불어 복잡 미묘한 심리를 연기할 소화할 배우를 찾는 것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제작진은 공개 오디션을 실시했지만 1500명이 몰렸음에도 적절한 배역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문신구 감독은 연극계 지인이 소개한, 연극 '녹차정원' '칸사이 주먹' 등에 출연한 배우 김산옥을 만났다. 문신구 감독은 김산옥을 보자마자 배역에 고심했던 에스더 역을 오디션 없이 바로 캐스팅했다.

문신구 감독은 "김산옥이 머릿 속에 그려왔던 에스더 캐릭터와 이미지가 잘 맞았는데다 무엇보다 성형을 하지 않은 외모가 인상적이었다"며 "수녀 연기를 해야하다 보니 이런 점들을 고려했고 연극무대에서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김산옥은 에스더의 희생적이면서도 복잡한 내면을 전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백승철, 이현주 등 '원죄'의 주연배우들은 영화가 전하는 신과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도전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한편 '원죄'는 현재 후반 작업 중에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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