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품위녀' 김희선 "여러 경험 차곡차곡…엄마役 자신 생겼다"

품위있는 그녀 주연배우 김희선.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품위있는 그녀' 우아진 役 김희선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영원한 대표 미녀' 배우 김희선(40)이 또 하나의 대표작을 만났다.

김희선은 지난 19일 종영된 종합 편성 채널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서 강남 재벌가 며느리 우아진 캐릭터로 분해 외모는 물론, 재력 성품까지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성의 면모를 보여줬다. 더불어 김희선은 이번 작품에서 섬세한 감정, 내면 연기를 펼치며 한층 깊어진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품위있는 그녀'는 최종회에서 12.1%(닐슨코리아·유료 방송 가구·전국 기준)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드라마 종영에 앞서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김희선은 높은 시청률 기록에 대한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배우 김희선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백미경 작가가 희선 씨를 위해서 썼다. 작품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저를 위해서 누군가가 글을 썼다는 게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종합 편성 채널 시청률 기준을 잘 몰랐어요. 1회 시청률이 2%가 나와서 '짐 싸야겠다' 싶었죠(웃음). 이런저런 고민도 많았고요. 그런데 시청률 9% 넘고 나서 보니 다들 기뻐하고 감사패도 받고 축제 분위기가 됐더라고요. 그때 시청률 기준에 적응이 됐죠. 이번 작품에서는 시청률이 점점 올라갔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어요. 이번 드라마 잘 안됐으면 제 주변 사람들은 제 푸념 듣느라 원형탈모 겪게 됐을 거예요(웃음).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섬총사'에서 함께 하고 있는 강호동 씨도 이번 작품 잘 안되면 제가 '섬총사' 출연 안 하려고 했을 거라면서 끙끙 앓더라고요(웃음). 강호동 씨가 무슨 일이 있어도 '품위있는 그녀'를 챙겨봐 줬다고 해서 고마웠죠."

극이 진행되면서 우아진 캐릭터는 시아버지 안태동의 간병인 박복자(김선아 분)의 집안 내 권력 쟁취, 남편 안재석(정상훈 분)의 바람 등으로 극심한 내적갈등을 겪으면서도 훌륭한 인품으로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는 면모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김희선이 우아진 캐릭터를 훌륭히 잘 표현해냈기에 깊은 인상을 주는 일도 가능했을 것이다. 이날 김희선은 백미경 작가가 자신을 위해 우아진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백 작가를 향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배우에게 제 옷을 입은 듯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난다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일 텐데, 맞춤옷과 같은 캐릭터를 만나는 일은 더할 나위 없이 큰 축복일 것이다.

"백 작가가 '희선 씨를 위해서 (대본을) 썼다. 같이 작품 했으면 좋겠다'고 했죠. 저를 위해서 누군가가 글을 썼다는 게 너무 고마웠어요. 제가 못할 것 같거나 제가 참여하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될 것 같으면 포기를 해야겠죠. 그런데 캐릭터가 살고 있는 환경 등이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한편으로는 우아진 캐릭터가 계속 평정심을 유지하고 감정을 억제해야 하고 심심한 부분이 많아서 고민이 됐어요. 그래도 백 작가가 '언니 믿어. 나중에 더 재밌어질 것'이라고 해줘서 작품을 시작했는데, 백 작가 말대로 역시나 재밌더라고요(웃음). PD님도 굉장히 성품과 인품이 훌륭한 분이셨고, 좋은 환경에서 촬영했죠."

외모면 외모, 연기면 연기, 여기에 솔직한 매력까지 갖춘 김희선은 이날 인터뷰 현장에서도 특유의 솔직하고 쾌활한 매력을 십분 발산하며 이목을 사로잡았다.

"예전에는 청순 콘셉트를 하지 않으면 유명세를 얻기 어려웠죠. 건들면 툭 하고 눈물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 있잖아요(웃음). 제가 너무 솔직한 편이다 보니까 데뷔 초기에는 매니저가 인터뷰를 안 잡았어요. 그래도 취재진분들 앞에서 제 이미지만 생각해서 이야기하면 지루하지 않겠어요? 취재진 한분 한분 모두 주인공이지만 제 얘기를 들으러 왔는데, 너무 틀에 박힌 얘기만 하면 다음에 저를 보러 와주실까요? 저는 솔직한 게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해요(웃음)."

지난 1993년 10대였던 시절 '꽃게랑' CF로 데뷔, 같은 해 SBS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김희선은 어느덧 데뷔 25년 차 배우가 됐다. 10대, 20대, 30대를 거쳐 40대를 맞은 그가 스스로 체감하는 자신의 배우로서의 면모는 어떨까. 그리고 그가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고 싶을지도 궁금했다.

지난 1993년 10대였던 시절 꽃게랑 CF로 데뷔, 같은 해 SBS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김희선은 어느덧 데뷔 25년 차 배우가 됐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엄마가 되면서 이제는 자녀가 있는 캐릭터 제안을 많이 받아요. 처녀였을 때라면 진정성 있게 엄마 캐릭터를 연기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결혼을 안 했는데 시부모님 이미지를 생각해내기 어렵잖아요. 사람 김희선도 엄마가 되다 보니 엄마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커닝'할 수 있는 것이 삶 속에 많아요. 제가 엄마가 됐다고 해서 저 자신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이런 캐릭터 연기는 더 자신이 생겼죠(웃음).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서 그렇다기보다는 나이를 먹으면서 여러 가지 경험들이 제 안에 차곡차곡 쌓여서 꺼내기 쉬워진 것 같아요."

"솔직히 10대 때는 프로 의식이 하나도 없었어요(웃음). 방송국 가면 서태지 오빠 보고 그런 게 좋았죠(웃음). 20대 때는 책임감이 조금씩 생겼고, 더 칭찬받고 싶어서 애쓰고 연구했죠. 그러니까 시청률도 잘 나오게 되고, 대중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유행을 선도할 수 있게 됐어요. 식당가면 반찬도 더 주셨고요(웃음). '노력하니까 이만큼 대가가 오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죠. 솔직히 잘하고 싶어서 잘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저를 좋아해 주고 예뻐해 주고 칭찬해주는 게 좋아서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촬영 끝나면 친구들과 놀려고 최대한 열심히 했던 것 같기도 해요(웃음).

30대 접어들어서는 결혼을 했어요. 결혼-임신-출산을 겪으면서 6~7년 활동을 쉬었죠. 아이를 4살까지 키워놓고 나서 배우로 복귀했어요. 복귀해서 한참 어린 남자 배우와 키스신도 촬영했는데 '김희선 아직 죽지 않았구나' 싶었어요(농담). 긴 호흡 작품도 해보고, 처녀-새댁 다 연기 해봤죠. 교복도 입어봤고요(웃음).

40대가 돼서는 '품위있는 그녀'를 만났네요. 차기작으로 너무 뻔한 작품은 안 하고 싶어요. 한 번 주부 연기를 했다고 해서 갑자기 형사 연기를 펼치는 반전을 보여드린다든지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품위있는 그녀' 마지막회 끝나고 '섬총사' 촬영을 위해 섬에 들어가는데, 취침 시간에 오롯이 저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할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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