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 "속편이요? 당연히 해야죠"

300만명 넘으면 2편 가능하겠죠? 영화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이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성공의 기준을 300만 관객으로 세웠던 김주환 감독은 바람대로 지난 17일 누적 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권혁기 기자]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제작 무비락·공동제작 도서관옆스튜디오·베리굿스튜디오) 지난 17일 누적 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청년경찰'은 속편을 준비할 수 있는 첫 관문을 돌파한 셈이다.

'청년경찰'을 연출한 김주환(36) 감독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2편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하고 싶다. 배우들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선 관객 300만명을 넘어야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군함도'와 '택시운전사' 등 무거운 소재의 영화들 사이에서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 '청년경찰'은 의욕충만 경찰대생 기준(박서준 분)과 이론백단 경찰대생 희열(강하늘 분)이 외출을 나왔다가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지난 9일 개봉돼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 중이다.

김주환 감독은 인터뷰에서 '청년경찰'에 대해 "코미디는 아니다"라고 말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청년경찰'은 톤이 밝고 캐릭터가 귀여운 영화죠. 심어 놓은 웃음 코드는 있지만 나머지는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했습니다. 사회 부조리에 대항해 자신들이 나서야하는 순간들을 캐치하고 나아가는 모습은 소시민이 영웅이 되는 과정과 같은 것이죠. 그 부분을 위해 톤앤매너를 조절했는데 그래서 관객들이 웃으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은 '청년경찰'로 인기 감독 등극을 예약한 김주환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

김주환 감독은 특이한 케이스다. 그는 배급사 쇼박스에서 근무를 하면서 틈틈이 영화 연출을 준비했다. 단편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그는 청년경찰로 상업장편영화 데뷔를 했다. /임세준 기자

-원래 영화 마케팅 쪽 일을 하다 감독이 됐다. 흔치 않은 케이스인데.

사실 저는 디즈니에서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미국 유학도 그런 이유였는데 뉴질랜드에 갔다가 고등학교 때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외교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러다 고2 여름방학 때 하버드에서 썸머스쿨로 외교학 수업을 받았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렇게 조지타운 외교학과에 갔지만 점수는 낮았습니다.(웃음) 대학교 1학년부터 에세이를 엄청 많이 썼어요. 글 쓰는게 익숙해지자 독학으로 희곡 이론을 공부하면서 감독의 꿈을 꾸기 시작했죠.

-영화 속 소재 중 난자를 사고 판다는 부분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저는 영화에 호불호는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영화에는 강력범죄가 들어가게 되죠. 자아의 성찰과 성장에 동반되는 소재라고 할까요? 사실 대한민국 강력 범죄 유형이 많지는 않습니다. '청년경찰'에 가장 큰 이야기는 실종수사극인데 앞서 '괴물'에서도 실종, '아저씨'에서도 실종이 주 소재가 되지 않습니까? 쫓고, 감금되고, 진실이 드러나는데 충격이 있어야하다보니 납치의 대상이 필요한 것이죠. 그런 경우 보통 성매매로 가는데 저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레드마켓(장기매매 등이 성행하는 지하 거래)을 공부하다보니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인도에 혈액 공장이 있는 것을 알게 됐죠. 동유럽 어느 국가에서는 난자 매매가 활성화 돼 있기도 했고요. 동유럽 모델들이 와서 난자를 매매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신체 조건에 따라 가격화가 돼 있죠. 금발이냐, 키는 몇이냐에 따라 달라지더라고요. 미국은 난자 매매가 합법인 곳이고요.

-조선족 이야기는 최근 불거진 현실적인 문제를 대변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 조선족도 희생양이라고 볼 수 있죠. 사실 그들의 우두머리는 병원 원장이죠. 자본을 갖고 병원을 운영하면서 조선족에게 푼돈을 주는 악인이죠. 조선족 우두머리 영춘을 연기한 고준 선배가 아니면 그런 기럭지와 액션은 소화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키가 크다고 하는 박서준보다도 큰데 그런 아우라가 있는 분은 몇 안되죠. 실제로 무에타이를 배우기도 했고요. 연기도 굉장히 잘하시고요.(웃음)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을 위해 실제 경찰대 출신 취재원을 만나 준비를 했다. 그 중 한 명은 현직 경찰관이며 다른 한 명은 경찰대를 졸업 후 사법고시를 패스, 현재 검사로 활동 중이다. /임세준 기자

-'청년경찰'에서 경찰대학교의 생활 모습이 매우 사실적이었다. 특별히 취재한 게 있다면?

경찰대 사람들을 많이 만났죠. 사실 한 경찰대 출신 친구가 카메오로 나옵니다. 지금은 임관하고 광주 쪽에서 근무하고 있죠. 취재에 도움을 준 다른 한 명은 경찰대를 졸업하고 검사로 재직 중인데, 그 두 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성동일과 박하선 배우가 소모적으로 활용됐다는 지적도 있다.

러닝타임에 대한 압박이 좀 있었습니다. (상업장편)입봉작이다보니 너무 길면 안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초점을 주인공한테 맞추고자 했고 (박)하선 씨도 이해해주더라고요. 영화에 등장하는 딱 그 분량만큼만 촬영했습니다. 더 출연할 수 있었지만 주어진 분량에서 압축적으로 잘 표현해줘서 고마웠죠.

-네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주인공 이름이 '기준'과 '희열'이다. 어떤 기준을 세우는 그런 느낌인가?

정확하게 보셨네요. 기준을 세우고 희열을 느낀다는 그런 의미죠. 영화란 이름 마저도 버릴 게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다보면 본 영화를 계속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기준은 시대의 양심과 열정을 대변하는 인물이자 윤리적 기준에 대해 생각하는 인물이죠. 희열은 기준보다 좀 괴팍해보이지만 평범한 인물인데 경찰이 될 이유가 없었지만 경찰대 생활을 하면서 희열을 느끼고 경찰에 대한 꿈을 키우는 인물입니다.

-'청년경찰' 2편이 기대된다.

(박)서준 씨가 '이 멤버 다시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1편을 만들면서 2편을 생각하고 구상하면 위험합니다. 1편이 캐릭터 설명으로 끝나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냥 갈등, 위기, 결말로 이어지는 스토리에 재미만 생각하자고 했죠. 팀워크가 정말 좋았기에 벌써 기대가 되네요. 하지만 차기작으로는 다른 소재의 영화를 쓰고 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이병헌 감독과 나홍진 감독 사이라고 할까요? 장르물이자 느와르물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