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여러분 김영철 씨가 여기서 사회를 보는데, 한국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은 분입니다."(문재인 대통령)
'영어 잘하는 개그맨' 김영철이 제대로 '출세'했습니다. 김영철은 독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동승, 지난 5일(현지시각)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과 독일 오찬 동포간담회 공동 사회자로 나섰습니다. 해당 행사에는 200여 명의 교민이 함께 했다고 하죠. 이날 행사에서 김영철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특유의 유쾌한 마력을 내뿜었습니다. 자신의 일렉트롯 신곡 '따르릉'을 직접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김영철은 10일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 "문재인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갔고 돌아올 때는 민항기를 타고왔다"며 "엄마가 난리가 났다. 주변에서는 '가문의 영광' '출세했다'고 하더라"며 독일에 다녀온 후일담을 털어 놨습니다.
지난 1999년 KBS 1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영철은 어느덧 데뷔 19년 차입니다. 김영철은 데뷔 초 KBS2 '개그콘서트'에서 전화교환수 캐릭터로 '네네~ 안녕하십니까~'라는 유행어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인기 개그맨 대열에 올랐습니다. 해당 유행어를 요즘 방송에서 자주 보여주지는 않지만 데뷔 초반부터 장기로 내건 가수 하춘화, 윤복희 등 성대모사는 지금까지 꾸준히 펼쳐오고 있죠.
김영철은 특유의 '긍정 에너지'와 '성실'을 주 무기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대중은 물론이고 김영철의 방송 동료들조차 '성대모사가 이젠 지겹다'고 할 만큼 뚜렷한 색깔을 고집했죠. 그럼에도 그의 성대모사를 계속 찾는 이유는 이미 그의 밝고 긍정적인 매력에 매료됐기 때문일 겁니다.
더불어 김영철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노잼(No+재미, 재미없음을 가리키는 신조어) 캐릭터'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노잼'이어도 시청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의 노력과 성실한 발자취가 밉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최근 김영철이 만들어낸 유행에도 긍정의 힘이 넘쳐납니다. 그는 온오프라인, 방송을 막론하고 '힘을 내요 슈퍼파월~'을 외쳤고, 보는 이들은 그의 유행어를 보고 듣으며 힘을 얻을 수 있었죠.
김영철 하면 떠오르는 것이 요즘은 하춘화, 윤복희 말고도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영어'인데요, 김영철은 해외 어학연수 한 번 없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김영철이 영어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3년의 일입니다. 김영철은 당시 이경규 강호동 유재석 등 국내 최고 MC들처럼 진행하거나 웃길 자신이 없어 세계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자비로 캐나다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에 관광차 방문했는데요, 김영철은 해당 페스티벌이 온통 영어로 진행되는 터에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영어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영어공부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영어 라디오 DJ, 영어 교재 출간 등 영어와 관련한 분야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김영철은 최근 피겨스케이팅이라는 분야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김영철은 오는 2018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피겨스케이팅 관련 예능이 생길 것이란 예상을 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피겨스케이팅을 배웠다고 하네요.
동계올림픽을 대비해 피겨스케이팅을 배운다는 발상 자체가 획기적입니다. 조금은 생소하고 엉뚱한 발상인 것 같기도 하지만, 김영철이 영어 공부를 시작할 당시 의아해하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결국 그의 성장을 인정하는 박수로 바뀐 것처럼 피겨스케이팅을 향한 그의 도전도 언젠가 빛을 발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믿음이 생기고요.
김영철의 '성실'과 '긍정 에너지'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김영철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1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영철은 정말 긍정적이고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며 "주변 사람들까지 기운을 내게 해주는 특유의 긍정 에너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어떤 일이든 김영철처럼만 하면 못할 일이 없을 듯하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방송된 케이블 채널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한 김영철은 "언젠가는 미국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밝혔죠.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는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말로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출세'(김영철 주장)의 기쁨을 누린 김영철이 지금까지 해왔듯이 꾸준히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다 보면, '미국 무대'라는 꿈도 언젠가는 이루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성실하고 긍정의 힘이 넘치는 김영철의 행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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