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권혁기 기자] 가수는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기본 7년은 함께 합니다. 지난 2009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에 의거한 기간이죠. 배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대 7년 이내로 연예인과 소속사가 정하기 나름입니다.
계약기간이 있기 때문에 그 기간이 끝나면 전속계약은 해소가 되죠. 일명 '빵' 뜬 연예인은 언제나 영입 1순위이기도 합니다. 표면 상으로는 배우가 소속사를 옮길 때 계약금을 주고 받지 않도록 돼 있습니다. 계약금을 줄 경우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상벌위원회에 불려 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다들 계약금을 주기도 하죠. 돈이 많은 기획사는 배우가 원하는 금액을 맞춰 주기도 합니다. 단, 이는 비밀로 하며 이면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아예 계약서 자체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각설하고, 연예계에 영원한 동지란 있을까요? 물론 좋은 선례가 되는 배우와 소속사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배우 김상경과 국엔터테인먼트 국세환 대표는 18년 지기입니다. 장혁 또한 자신을 발탁한 정훈탁 대표와 인연을 지켜, 18년 동안 싸이더스HQ에만 몸 담고 있습니다. 손예진도 있죠. 손예진은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김민숙 대표와 고등학생 시절부터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김정화와 박신혜는 솔트엔터테인먼트 이은영 대표와 15년간 뜻을 같이 했죠. 이병헌과 진구는 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와 각각 16년, 15년을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꼭 의리를 지킨다고 해서 그게 미덕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뜻하는 바가 있어 전속계약 기간까지만 손을 잡고 기획사를 옮기는 일이야 당연히 있을 수 있죠. 예컨대 드라마 보다 영화에 더욱 치중하고 싶은 배우가, 영화 위주로만 출연하는 배우가 많은 소속사로 가고 싶어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죠.
문제는 전속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데 돈을 쫓아, 또는 매니저나 소속사 대표가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연예인들이 문제인 것이죠.
그런데 최근 재미있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여배우 A양에 대한 소문이었습니다. A는 전속계약 기간 만료로 소속사와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습니다. 몇 년을 함께 했고 배우와 소속사의 사이가 돈독했기 때문에 "앞 길을 응원한다"는 멘트도 함께였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말이죠.
그러나 A는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관계자는 필자와 만나 "A가 소속사를 옮긴 이유 알고 있죠?"라면서 "수천만 원짜리 광고 촬영이 있던 날 아침에 갑자기 잠수를 타고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말이 되나요? 누구는 CF를 찍고 싶어도 찍지 못하는데, 어렵게 성사된 광고 일정을 펑크 내다니요. 그러고도 뻔뻔하게 행동했다는데 혀를 내둘렀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저도 그 배우에 대해 생각이 있어 알아봤던 건데 누가 그러더라고요. A하고 일하면 대머리 되실 거라고요"라며 헛웃음을 쳤습니다. A는 현재 모 기획사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매우 탄탄한 회사죠.
그렇다면 A의 전 소속사가 A에게 뭔가 잘못한 게 있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의 전 기획사 대표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의 성품과 똑부러지는 일처리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A의 안하무인 격인 행동이 시발점이 됐을 거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A 역시 관계자들 사이에서 평판이 나쁘지 않았다는 거죠. 데뷔 초 지각 등의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으나 한 번 홍역을 겪은 후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배우로 소문이 났기 때문이죠.
하지만 점점 연예계에서 자신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는 후문입니다.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를 왕왕 듣긴 합니다만, 힘들었던 시기를 잊지 않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일까요?
항상 미담을 전하는 몇몇 배우들처럼 연예계에 좋은 소문들만 퍼지길 기대해 봅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