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 '천상 배우' 김영애 별세, 투혼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까?

김영애 췌장암 별세 환하게 웃고 있는 고 김영애. 배우 김영애가 9일 영면했다. 45년 연기인생을 산 김영애는 췌장암 투병 중에도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출연, 아무도 투병 사실을 모르게 했다. /더팩트 DB

[더팩트|권혁기 기자] 흔히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성실히 수행하면 '투혼'이라고 하지만 배우 김영애(66)는 투혼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6일 54부작으로 종영된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총 50회에 출연한 고(故) 김영애는 촬영 도중 췌장암 재발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작품에 피해를 줄 수 없다며 주변에는 알리지 않고 묵묵히 연기했다.

최고 시청률(42회) 36.2%(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는 등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승승장구했고 4회 연장을 결정했다. 그러나 극 중 이만술(신구 분)의 아내 최곡지로 출연했던 고인은 연장에는 출연하지 못했다. 애초 출연하기로 했던 50회까지 이를 악물고 버텨왔던 김영애의 건강을 고려한 조치였다.

김영애의 연기 인생은 그가 스무살이 됐던 1970년부터 시작된다.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고인은 이듬해 MBC 간판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게스트로 출연했고 2년 뒤에는 일일연속극 '민비'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그 사이 영화 '섬개구리 만세' 등 스크린도 오갔다. MBC '청춘의 덫', KBS1 '풍운', KBS2 '해빙' KBS1 '옛날의 금잔디', SBS '모래시계' '장희빈' '백야 3.98' '아테나: 전쟁의 여신', MBC '해를 품은 달' '메디컬 탑팀', 케이블 채널 tvN '라이어 게임', JTBC '마녀보감' 등 드라마만 105편, 영화 '왕십리' '깃발없는 기수' '바람 불어 좋은 날' '외인들' '겨울로 가는 마차' '연산일기' '해적, 디스코왕 되다' '애자' '내가 살인범이다' '변호인' '허삼관' '우리는 형제입니다' '현기증' '카트' '인천상륙작전' '판도라' 영화만 67편에 달한다.

배우 김영애는 황토팩 사업으로 큰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시 KBS 이영돈 PD가 소비자 고발에서 김영애의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발견됐다고 언급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식약청 조사 결과 김영애의 황토팩은 적합 판정을 받았다. /와이앤에스커뮤니케이션 제공

췌장암과 싸우는 도중에도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배우 활동 중간에 황토팩 사업에 뛰어들어 수천억대 매출을 기록, 사업가로도 성공했지만 당시 KBS 이영돈 PD가 '소비자 고발'에서 김영애의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발견됐다고 보도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식약청 조사 결과 김영애의 황토팩은 자연상태 원료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으로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방송으로 인한 피해는 복구되지 못하고,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사업 실패와 두 번의 이혼 등 굴곡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김영애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 당시 입원한 병원에서 외출증을 끊어 녹화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혼을 넘어 진정한 연기자로 살아온 김영애는 9일 췌장암이라는 병마에 맞서 싸우다 별세했다. 66세 생일을 12일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고인은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났고, 그가 출연했던 많은 작품들은 팬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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