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경민 기자]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이 '낭만닥터 김사부'와 '피고인'을 잇는 성공 법칙 3가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귓속말'은 '펀치' 박경수 작가와 이명우 감독의 재회로 화제를 모은 가운데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로 떠올랐다. 특히 앞서 SBS 월화극 황금라인을 구축한 '낭만닥터 김사부'(이하 '김사부')와 '피고인'을 떠오르게 하는 성공 법칙을 공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한석규, 지성, 이보영 연기대상배우의 품격
세 작품 주인공은 연기대상 배우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사부' 주인공은 지난 2011년 최고 시청률 27.3%(서울 수도권, 이하동일)을 기록하며 그해 연기대상을 거머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임금 세종 역 한석규였다.
그의 연기는 '김사부'에서도 다른 연기자들을 모두 이끌 정도로 압도적이었고, 덕분에 최고시청률 29%를 기록하며 5년만인 2016년에도 연기대상의 주역이 됐다.
'피고인' 주인공은 MBC '킬미힐미'로 2015 MBC 연기대상 히로인이 된 지성이었다. 그는 '피고인'에서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연기를 펼쳤고, 최고시청률 29.7%를 견인했다.
또 '귓속말' 주인공은 2013년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최고시청률 26.7%, 그리고 그해 연기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이보영이다. 공교롭게도 지성과 부부인 그녀는 '대상부부의 배턴터치'라는 애칭도 얻으며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 악역의 공통점? 돈 많은 권력가!
세 작품 악역의 공통점은 병원장, 재벌, 그리고 로펌, 이른바 권력과 재력을 모두 가진 사람이라는 점이다. '김사부' 속 악역은 거대병원의 원장 도윤완(최진호 분)이었다. 의사로서 실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출세를 위한 권모술수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거대병원의 원장이 되었던 그는 자신이 가진 막강한 권력을 이용, 돌담병원의 김사부를 내내 위협했다.
'피고인' 악역은 재벌인 차명그룹 2세 차민호(엄기준 분)였다. 어릴 적부터 형 선호(엄기준 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그는 결국 형을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온갖 악행과 살인을 저지르며 악마가 됐다. 검사 박정우(지성 분)의 부인 윤지수(손여은 분)를 살해한 뒤 정우에게 누명을 씌웠던 그는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귓속말'에서 악역은 현재까지 최일환(김갑수 분)이 이끄는 로펌 태백으로 정리된다. 이동준(이상윤 분)이 판사시절 '법을 이용해서 사욕을 채우는 도적'인 이른바 '법비'라고 칭했던 이곳의 구성원들 대부분이 악역으로 구성되어 계속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 시대를 통찰하는 촌철살인 명대사
드라마에 담긴 시대를 통찰하는 명대사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김사부'에서는 환자만을 생각하는 김사부가 장면마다 명대사를 쏟아냈다. "살린다. 무조건 살린다. 다른 건 다 엿많이 잡수라 그래라", "열심히 살라 그러는 건 좋은데, 우리 못나게 살지는 맙시다. 사람이 뭣 때문에 사는지 그거 알고나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진짜 복수 같은 걸 하고 싶다면 그들보다 나은 인간이 되거라. 분노 말고 실력으로 되갚아줘. 네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를 포함한 숱한 명대사가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피고인'에서는 "내가 범인이 되어야만 했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거란다" "별일 아닌 게 나중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질 때가 있어" "속이기 제일 힘든게 뭔지 알아? 사람 눈이야. 감정을 읽거든"이라는 간결하면서도 쉽게 명대사가 시청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귓속말'에서는 박경수 작가의 작품답게 첫회부터 시국을 꿰뚫는 스토리와 더불어 명대사의 향연이 펼쳐졌다. "다들 마음을 바꾸니까 세상이 안 바뀌는 겁니다" "이익을 얻는 자가 범인입니다" "있는 죄는 키우지만, 없는 죄는 못 만든다" "바라지는 대로 살아지나? 인생이" "핵은 보유했을 때 공포를 주지. 사용하면 서로 공멸한다는 거 잘 알텐데"가 대표적이다. 특히 "기다려라. 가만히 있어라. 그 말을 들었던 아이들은 아직도 하늘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고 있겠죠"라는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하는 대사도 심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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