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의 썰왕설Re:] '배우' 준호가 1등 드라마 '김과장'에서 이룬 것

가수 겸 배우 준호가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맡은 역할들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인정을 받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설(레는) Re(플) : 서율, 2PM 준호? 새로운 발견(0164****)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짐승돌' 준호가 아닌 배우 이준호가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 성공 비결로 우뚝 섰다.

'김과장'은 30일 오후 20부작으로 막을 내린다. 쟁쟁한 경쟁작 사이에 편성됐지만 입소문을 타고 4회 만에 역전극을 쓰더니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줄곧 수목극 1위를 지켰다. 진부한 로맨스나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충분히 대중성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히 준호는 '김과장'의 흥행 요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다. 시청자들은 "연말에 티똘이(남궁민) 먹쏘(준호) 베스트커플은 우리가 집중케어 해줄게요(hoga****)" "준호는 노래도 잘하고 귀염상에 연기까지 잘할 줄이야(simj****)" "준호 연기 잘해서 깜놀(choo****)" "준호가 배우인 줄(juwy****)" "준호 완전 서이사 캐릭터에 맞춤옷(koar****)" 등 배우 이준호의 재발견에 호응을 보내고 있다. 아이돌 2PM이 낯선 중장년층은 뒤늦게 '연기돌' 준호의 정체에 놀라워하기도 했다.

준호는 김과장에서 악인이면서도 인간적이고 허술한 반전 매력을 지닌 서율을 연기했다. /로고스필름 제공

준호는 '김과장'에서 최고의 회계 수사 검사로 승승장구하다가 TQ그룹 재무 이사로 스카우트 된 서율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서율은 검사였던 지위를 무기삼아 TQ그룹 비리를 덮어주면서 권력을 쥐려고 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악행을 서슴지 않았다. 막바지에는 박현도(박영규 분) 회장에게 배신당하고 김성룡과 윤하경(남상미 분) 설득 끝에 개과천선했다.

서율은 마지막 회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극 초반과 가장 변화 폭이 크고 그만큼 복잡하고 입체적인 인물이다. 단순히 김성룡에 맞선 악인의 영역 뿐만 아니라 유쾌한 웃음, 달콤한 로맨스, 중독적인 브로맨스까지 담당했다. 이쯤 되면 '만능 악인'이다.

서율은 의인이 된 김성룡과 가장 밀접하게 자주 부딪히는 인물이었다. 김성룡이 의인이라면 그에게 위기와 갈등을 제공하는 악인이 필요했다. 철두철미한 성격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물리적인 협박도 망설이지 않는 냉혈한 기질로 누아르에서 볼법한 거친 남성미를 발산했다.

준호가 연기한 서율은 김과장에서 로맨스, 브로맨스, 유머, 무게감을 모두 소화해야 했다. /로고스필름 제공

서율은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하다가도 '김과장' 기저에 깔린 유쾌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다. 김성룡과 대면할 땐 '김과장' 특유의 콩트 느낌을 살렸다. 김성룡에게 당하고 깨지면서 시청자에겐 통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전형적인 악인보다는 허술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툭툭 튀어나와서 연민도 자아냈다.

윤하경과는 동료애와 로맨스를 넘나들며 달콤하고 설레는 러브 라인을 형성했다. 그보다 김성룡과 '케미'는 역대급 브로맨스로 자리매김하며 유력한 베스트커플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김과장' 여자주인공(?)이 '먹쏘' 서율이라는 농담도 있다.

무엇보다 서율은 '김과장'의 무게중심을 맡으며 가치를 발휘했다. '김과장'은 '티똘이' 김성룡을 중심으로 만화 같은 느낌이 짙다. 서율은 극적인 캐릭터들을 상대하면서 개성을 살려주다가도 제압할 땐 제대로 압도하는 무게감을 실었다. 덕분에 한없이 가벼워질 수 있는 '김과장'을 현실적인 오피스물로 끌어올렸다.

준호(맨 위 오른쪽)와 남궁민은 김과장에서 보여준 브로맨스로 베스트커플상 지지를 받고 있다. /로고스필름 제공

준호는 '기억' '스물' 등에서도 정극 연기를 소화한 바 있다. 주로 정적이거나 자연스러운 면을 강조하는 연기였다면 '김과장' 서율은 그동안 쌓은 연기 내공을 다채롭게 발휘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김과장' 애청자라면 연기하기 어려운 서율을 성공적으로 표현한 준호를 인정하는 이유다.

준호가 다음엔 또 어떤 캐릭터를 '맞춤옷'으로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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