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김탁구 구자명, 2% 아쉬운 복귀 무대
[더팩트 | 김경민 기자] 가수 구자명이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으로 음주운전 논란 이후 3년 만에 복귀했다. 2주 연속 가왕을 차지한 노래할고양과 박빙의 승부를 겨루며 강렬한 눈도장을 새기기 충분했다. 하지만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사과 없이 마무리한 것은 옥에 티였다.
구자명은 26일 오후 방송된 '복면가왕'에서 김탁구로 등장, 가왕 노래할고양과 경쟁해 49대 50으로 아쉽게 탈락했다. 그는 등장부터 시원한 발성과 에너지 넘치는 가창력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가왕 결정전까지 거침없이 질주하며 얼떨떨한 마음에 긴장하다가도 가왕 자리를 향한 욕심도 보였다. 투표 점수에서 볼 수 있듯이 노래할고양과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명품 무대를 펼쳤고, 비록 가왕 자리를 놓쳤지만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으며 새삼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가면을 벗은 구자명은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실력을 칭찬하는 카이의 말에는 울컥해 눈물을 보였다. 그는 "부상으로 군대를 현역으로 못 가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있으면서 다시 무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싶었다"며 "걱정 때문에 포기할까 했다"고 말했다. 또 "아이러니하게 노래 때문에 노래를 관두고 싶었는데, 다시 힘을 준 것도 노래여서 용기를 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힘겹게 입을 뗐다.
방송분에서는 이것이 전부였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라는 제한적인 이미지나 그간 무대에 서지 못해 힘들었던 심경만을 토로했다. 공백기를 언급하면서도 자숙할 수밖에 없었던 음주운전 논란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구자명의 복귀를 반기면서도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서는 첫 무대에서 공식적인 사과가 없다는 것에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구자명은 방송이 끝난 후에야 인스타그램에 복귀 인사와 함께 "2012년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노래가 좋아서 나갔던 '위대한 탄생'이라는 오디션에서 제 복에 넘치는 관심과 사랑을 받아 너무 붕 떠있었던 그때, 조금 더 성숙하게 행동가짐을 잘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저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다시는 오지 않을 그리고 와서는 안 될 중요한 시간을 갖게 됐다"는 내용을 적었다.
장문의 글에 후회와 반성의 뜻이 담겨 있기는 했지만 첫 복귀 방송이었던 '복면가왕'에서 사과가 빠진 것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혹여라도 그의 사과가 제작진에 의해 편집된 것일 수도 있고, 개인의 사과가 '복면가왕'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구자명이 가면을 벗고 얼굴을 드러낸 순간부터 '3년 만에 자숙을 끝낸 복귀'에 초점을 맞춘 이슈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무엇보다 훌륭한 무대로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마친 상황은 앞선 논란을 정리하기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연예인이 이미지에 도움되지 않는 불편한 언급을 최소화하는 게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방송에서나 SNS 글에서나 애써 논란의 흔적에 대한 정면돌파를 피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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