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지성-엄기준 콤비 효과 톡톡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이 자체 최고 시청률 28.3%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18부작을 전개하면서 월화극 1위를 놓치지 않은 것은 단연 배우들의 호연, 특히 지성과 엄기준의 '연기쇼' 덕분이었다.
21일 종영한 '피고인'은 검사 박정우(지성 분)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처절하게 투쟁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단순한 살인마에서 희대의 악마로 변해가는 차민호(엄기준 분)의 음모에 맞서 진실을 되찾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결말로 마무리됐다.
지성과 엄기준은 극 중에서 각각 선과 악의 편에 서서 대립각을 이뤘다. 연장 탓인지 회차가 거듭할수록 짜임새 없이 늘어지는 분위기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두 배우의 연기력은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끝까지 쥐고 놓지 않았다.
지성은 최고의 검사에서 딸과 아내를 죽인 살인범 누명을 쓴 박정우 역을 맡았다. 초반에는 더는 추락할 곳 없이 곤두박질 친 비극의 사형수부터 시작해 차민호에게 복수를 차근차근 실행하면서 강인하고 날렵한 캐릭터로 변화했다. 동시에 딸과 아내에겐 애틋한 가장으로서 좌절하고 서럽게 포효할 땐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이로써 전작들과는 또 다른 카리스마를 증명했다.
엄기준은 쌍둥이 형을 죽인 후 신분을 세탁하고 이를 파헤치려는 박정우 가족까지 없앤 후 박정우에게 살인범 누명을 씌우는 극악무도한 악인 차민호를 연기했다. 우발적이었던 살인이었지만 이를 덮으려고 점차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눈은 악하지만 입만 웃고 있는 악인의 미소는 소름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지성과 엄기준은 쫓고 쫓기는 대결 구도에서 다른 한쪽을 받쳐주는 듬직한 존재감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팽팽한 균형을 이루면서도 서로의 색깔이 묻히지 않도록 호흡을 주고받아 쫀쫀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전쟁 같은 심리전은 직접적인 액션 못지않은 볼거리를 선물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지성과 엄기준의 조합, 조마조마한 긴장감이 가득했지만 한번 더 보고 싶은 '케미'를 새기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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