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메이트'에서 인영 役으로 활약한 배우 윤진서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신비로운 이미지를 지닌 배우 윤진서(34)를 만났다. 실제로 대화를 나눈 윤진서는 도시적인 외모와는 반대되는 소탈하고 솔직한 면모로 인간적인 매력까지 지닌 인물이었다.
윤진서는 지난 1일 개봉된 영화 '커피메이트'(감독 이현하·제작 써니엔터테인먼트)에서 여주인공 인영 캐릭터를 연기했다. 영화는 우연히 커피메이트가 된 희수(오지호 분)와 인영이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을 공유하며 '진짜 자신'을 깨닫고,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매사 적극적으로 임하는 윤진서다. 그는 인영이 자신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캐릭터였지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인영의 아픔을 공감하고 이해한 결과, 그는 이번 작품에서 완벽히 인영으로 분했고, 관객에게 자신, 인생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했다.
- 작품 선택 이유.
이번 작품이 마니아적인 영화일 수 있는데, 제가 딱 이런 취향인 것 같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은 날,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농담으로 비정상이라고들 한다(웃음).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으니 '나 정상일 수도 있겠는데?' 싶더라(웃음). 시나리오 읽으면서 일탈하는 기분이 들었고 통쾌했다.
- 인영 캐릭터 매력은?
인영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너무 평범한 성격이면서도 수동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처음에는 인영 같은 여자는 될 수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인영에게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지점이 있더라. 인영에게 세상의 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는 욕망, 일탈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었다. 그리고 극 마지막 부분에 인영이 이혼을 결심하면서 남편 친구에게 물을 끼얹고, 이혼하고 자기 인생을 살게 되는 부분이 나온다. 이혼 후 자신의 온전한 삶을 사는 모습에 제 인생을 대입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 인영 캐릭터 대사량이 많았다.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일단 엄두가 안 날 정도의 대사량이었다. 영화를 보는 분들도 많게 느껴지시겠지만, 그게 원래 대사량에서 절반을 덜어낸 거다. 이 대사를 그냥 외워서만 하는 게 아니라 내 얘기가 돼서 표현해야 하는 대사들이고, 대부분 앉아서 해야 하는 대사라서 연기적으로도 엄두가 안 났다. 그런데 대사가 아름답더라(웃음). 감독님이 대사로 표현한 방식이 묘하고 굉장히 지적인 느낌도 들었고 내용도 공감이 됐다. 예를 들어 "나무에도 자기장이 있다" "이 나무는 의자가 되기 싫어하는 것 같아" 등의 대사가 굉장히 좋았다. 나무도 생명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생각을 해보게 됐다. "인간에게도 자기장이 있을까?" 이런 대사도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나와 자기장이 잘 맞을까?'하는 생각도 들더라. 또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나는 자유로울까?' '나는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다(웃음). 시나리오에 매력이 있었다.
- 인영 캐릭터는 결혼 앞에서도 소극적이었다. 윤진서 씨의 결혼관은 어떤가.
저는 적극적이다. 극에서 인영은 모호한 주관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결혼을 통해서 '상류 편입'을 하겠다는 목표가 확실한 인물이었다. 부모가 그게 성공하는 인생이라고 가르쳤으니까. 저는 다른 쪽으로 확실하다. 저는 사랑을 따라간다. 저는 만약 결혼한다면 인영과는 달리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
- 자신과 전혀 다른 성격 캐릭터인데, 캐릭터 연구를 위해 노력한 점이 있나.
안 믿으실 수도 있겠지만 인영의 장면 가운데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 감독님이 딱 두 테이크 진행한 후 저에게 "다 네가 알아서 해도 되겠다"고 하더라. 저는 인영이라는 인물을 시나리오 읽자마자 공감했고, 이 인물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아픔이 절절히 느껴졌다. 인영이 스스로 피어싱을 뚫는다든지 하는 장면도 이해가 됐다.
- 요즘 윈드서핑 매력에 빠졌다고 들었다.
최근에도 멕시코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좋아한다. 윈드서핑을 시작한 것은 3년 정도 됐다. 사실 지난해까지는 잘하지 못했다(웃음). 일도 하고 서울에서 살다 보니 가끔 한 번씩 했는데, 작년에 제주도 입주하면서 많이 하게 됐고 급성장했다.
- 윤진서 씨의 요즘 고민은 뭔가. 사소한 고민이라도 좋다.
제주도에 살다 보니까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러 가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요리를 해야 하는데, 그래서 '오늘은 무슨 요리를 할까'하는 고민을 자주 한다(웃음). 제주도에 살면서 요리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리고 서울에서 살 때와 비교해 요리 재료가 많이 바뀌었다. 생선 손질도 늘었다. (윤진서는 음식과 요리 얘기가 나오자 생기가 돌았다) 음식을 잘하려면 먹어본 음식 맛을 그대로 잘 재현해 내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 며칠 전 쌀국수를 먹고 싶었는데 쌀국수를 파는 데가 집 주변에 없어서 직접 쌀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베트남 음식점에서 먹었던 쌀국수 맛이 그대로 났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