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하 감독의 첫 장편영화…오지호X윤진서의 호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두 남녀가 철저히 '대화'만으로 각자 꼬인 심리의 실타래를 풀어나간다.
영화 '커피메이트'(감독 이현하·제작 써니엔터테인먼트)는 우연히 커피메이트가 된 희수(오지호 분)와 인영(윤진서 분)이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을 공유하며 '진짜 자신'을 깨닫고,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희수와 인영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 자주 찾는 카페에서 서로가 자꾸 눈에 밟힌다. 싱글인 희수, 피부과 의사 남편을 둔 인영은 어떠한 이끌림으로 서로 통성명을 하고, 어디서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놓는 '커피 메이트'가 된다. 두 사람은 일말의 '선'을 넘지 않기 위해 오로지 '카페 안'에서만 대화를 나누기로 한다.
영화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지고 살아갈 법한 고민, 트라우마, 어쩌면 열등감, 그리고 그것의 원인을 희수와 인영이 겪은 과거의 사건과 두 사람의 심리를 통해 섬세하게 그려낸다. 희수와 인영은 가슴 한쪽에 묻어둔 고민, 자신의 발목을 잡는 무언가를 서로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관객은 두 사람을 지켜보면서 개인의 아픔에 대해 치유 혹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희수와 인영이 느끼게 되는 오묘한 감정을 표현해내는 방식 또한 치밀하다.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만남의 장소를 '카페 안'으로 한정해놓은 두 사람이 마침내 마주하게 되는 불안한 심리와 서로를 향한 갈망은 이들의 눈빛, 피어싱을 뚫는 행위 등에서 고스란히 묻어나 보는 이를 숨죽이게 한다.
두 주연배우 오지호와 윤진서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각각 희수와 인영의 옷을 입은 오지호와 윤진서는 각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긴 대사 처리와 세밀한 표정 연기로 덤덤한 듯 세심하게 표현해 나간다.
이현하 감독의 첫 장편영화 '커피메이트'는 카페, 희수의 작업실, 인영의 집 등 다소 단출한 공간적 배경을 지녔음에도 두 남녀의 대화만으로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 감독의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관찰력, 섬세함이 보는 이의 눈과 생각을 매료시킨다.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흥미진진한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는 1일 개봉됐으며, 청소년 관람불가로 상영시간은 111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