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빅뱅은 '우주의 대폭발'이란 의미를 담아 탄생한 5인조 보이 그룹이다. 2006년 여름 싱글 'Bigbang'을 발표하면서 가요계에 등장한 빅뱅은 그룹명처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일본 돔투어를 마치면서 기록한 '해외아티스트 사상 최다 관객 동원'과 5년 전 대만서 기록한 '한국 가수 사상 최대 티켓 매출' 등은 전설로 남아있다.

SM과 함께 국내 엔터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YG의 핵심전력은 빅뱅이다. YG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 양현석이 그룹 해체 후 창립한 양군기획이 모태다. 이후 지누션과 1TYM에 이은 잇단 힙합음악으로 차별화 발판을 마련한 YG는 빅뱅을 전면에 내세우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다. 빅뱅의 데뷔가 사실상 오늘날 기업형 YG로 발전하는 분기점이 된 셈이다.

빅뱅의 성공은 '아이돌을 뛰어넘는 아이돌'이란 YG 정신에 입각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획사의 시스템화로 만들어지는 기존 아이돌 그룹과는 색깔부터 다르게 출발했다. 음악적 실력에 주체성까지 겸비한 신종 아이돌, 무엇보다 여러 세대가 공감할 음악성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점에서 보면 틀에 박힌 기존 아이돌의 춤과 노래와는 확연히 다르다.

◆ 빅뱅의 힘은 곧 YG의 영향력, 빈익빈 부익부 원칙 연예계도 적용

빅뱅이 소속사 YG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그동안 기여한 공로 때문이다. 해외콘서트로 발생하는 막대한 매출 외에도 모자, 숄 패션, 하이합 슈즈 등 청소년 패션 트렌드를 점령하며 YG의 주가를 상승시켰다. 음악, 공연, 퍼포먼스, 뮤직 비디오, 패션까지 빅뱅이 시작하면 곧 트렌드가 되고 이는 곧 막강한 YG의 힘을 축적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빅뱅의 힘은 곧 YG의 대외 영향력으로 고스란히 묻어난다. 연예계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원칙은 그대로 적용돼 공룡 연예기획사로 커진 YG를 상대하기는 버겁다. 중소기획사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전통적인 '갑' 행세를 했던 방송사들이 이런 기업형 기획사에 눌려 '을'로 전락한 지는 이미 옛날 얘기다. 심지어 언론사조차도 눈치를 보는 신세가 됐다.

한때 YG 소속 일부 연예인들에게 따라 붙었던 의혹에 대다수 언론이 침묵한 적이 있지만, 심지어 명백히 확인된 팩트에 대해서조차 외면하기도 한다. 최근 가수 신은성이 '20억 사기죄 피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빅뱅 승리가 신은성을 상대로 사기고소 후 취하한 지 1년만이다.(더팩트 2월21일, 24일자=[단독]빅뱅 승리, '신은성 사기사건' 부동산 부당이득금 반환 피소, [단독] '20억사기 사건' 신은성 "대인기피증 공황장애로 시달렸다")

◆명백한 팩트에도 침묵, 대형 기획사 관심 갖는 평소 행태와 배치

<더팩트> 취재 결과 이 내용은 당초 알려진 사실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승리는 자신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J투자사를 통해 평소 친분이 돈독한 신은성과 공동으로 부동산 개발에 나섰다가, 온전히 오해로 비롯된 해프닝이었다. 이후 신은성은 '20억원을 편취한 사기꾼'으로 인식돼 당시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해오던 모든 사업이 중단되는 위기를 맞았다.

신은성은 "엉뚱하게 사기범으로 몰린 지난 1년의 정신적 물적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저를 믿고 사업을 진행하던 분들이 '사기꾼이랑 일 못한다'며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갔다.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로 한동안 병원신세를 져야했다"고 털어놨다. 승리는 당시 자신이 앞장서 잘못 낸 기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물론 신은성의 고백에도 이렇다할 응답이 없다.

소속사 역시 무대응이다. 신은성 측 C사가 승리와 승리 부친이 대표로 있는 J사에 대해 '부당이득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낸 사실까지 밝혀졌지만 언론은 다시 침묵했다. 당시 한쪽 주장만을 믿고 사실과 다른 기사를 앞다퉈 다룬 매체라면 최소한 바로잡을 의무가 있다. 대형 기획사 일이라면 확인되지 않은 가십에도 무한관심을 갖는 평소의 행태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율배반이다. 세상은 맞물려 돌아게 돼 있다지만 어쨌든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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