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경민 기자] 그룹 빅뱅 승리(27·본명 이승현)가 제기한 '20억 사기사건'이 지난해 초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다. 상대는 가수 출신 사업가 신은성(39·본명 정나라)이었다. 승리는 지난 2015년 12월 29일 신은성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가 10일 만인 2016년 1월 7일 "오해가 풀렸다"며 소를 취하했다.
당시 승리가 소송 카드까지 꺼낸 배경이 무엇인지, 신은성과 합의점을 찾았는지 여부는 개인적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단순히 선배 가수의 친분을 이용한 사기 사건으로 일단락 됐지만, 신은성 측의 주장은 승리 측의 주장과 대립했다.
<더팩트>는 신은성 측 관계자 정모 씨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단독으로 인터뷰 했다. 정씨는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신은성 20억 사기 사건'은 실제 내용과 다르다"며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그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부동산 투자와 계약에 대해 기존 보도로 알려진 내용과는 판이하게 다른 주장을 내놨다.
승리는 2014년 자신의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J투자사와 신은성이 대표로 있던 C엔터사와 투자약정서(공증)를 작성한 뒤 부산 기장군에 있는 J신도시 부동산 개발에 나선다. 이후 땅을 매입해 진행하다 신은성을 사기혐의로 고소했고, 언론 보도 직후 취하하게 된다. 정씨는 신은성 측 C사의 관계자 중 한명이다. 다음은 정 씨와 일문일답이다.
- 승리와 신은성이 부동산 투자로 얽히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보도에 따르면 신은성이 2014년 6월 부동산 수익으로 유인해 승리에게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성이 먼저 소개한 게 아니다. 승리, 특히 승리 어머니 쪽에서 먼저 큰 관심을 보이면서 이 (투자)건을 자신들에게 달라고 말했다. 신은성은 2011년부터 J신도시 복합상가 시행 건 투자에 참여하려고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가계약을 맺고 준비하던 상황이었다. 승리 어머니 쪽에서 먼저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C사와 J사(대표 승리 아버지) 법인 대 법인으로 계약했다.
- 승리와 신은성은 언제부터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신은성은 가수 활동을 잠시 접고 C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개발 일을 하고 있었다. 엔터테인먼트지만 여러 사업을 함께 했다. 신은성은 사업을 크게 하는 사람이고 승리는 연예인으로 수입이 일정하지 않으니까 사업적인 부분에 호기심이 있던 상황에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들었다. 함께 식사하고 술자리도 자주 하고 메신저 대화도 하는 절친한 사이였다. 2012년에도 두 사람이 메신저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친분 관계는 그쯤에도 이미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안다.
- 승리가 사기 금액으로 명시한 20억 5000만 원에 대해 설명해 달라.
J신도시 복합상가 시행 건에 1번지 땅과 2번지 땅 두 개가 있다고 표현하자. 각각 10억씩 투자를 한 거다. 이후 승리가 1번지에 계약금을 넣었지만 잔금을 못 치러서 날아갔다. 솔직히 1번지 땅 잔금을 두고 C사 측과 승리 측이 대출 여부를 두고 감정 싸움이 있었다. 부동산 문제에 의견 조율은 안 될 수도 있지 않나.
이후 승리가 2번지만 샀다. 2번지 땅은 승리 명의로 돼 있다. 2014년 6월 30일 첫 공증계약서를 썼고 10월 24일 승리가 10억 원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받았다. 20억 사기라고 하는데 등기 소유자 명의가 승리가 아닌 우리여야 사기인 것 아닌가.
또 기사에는 승리가 2014년 8월 부동산 투자 법인의 출자금 명목으로 신은성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돼 있는데 C사 대표와 승리가 해외 여행을 갔다가 경비로 쓴 부분으로 알고 있다.
- 승리가 당시 신은성과 C사 관계자를 상대로 고소한 이유가 무엇인가.
기사에는 신은성이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나왔는데 C사 대표와 승리는 계속 연락을 해왔다. 그때 주고받았던 메신저 대화 내용도 있다. 고소했다는 것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이후 승리가 고소를 취하하겠다며 서로 보자고 메신저를 보냈다.
이후 C사 대표가 승리에게 '신은성을 사기범이라는 식으로 표현했으니 정정기사를 내달라'고 했지만 어떤 제스처도 하지 않았다. 그 뒤로 승리는 전화번호를 바꿨다.
- 제보자 주장에 따르면 승리가 C사 대표와 연락이 됐는데도 고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온전히 나의 예상과 추측이지만 땅의 값어치가 두 배 이상 올랐다. 계약서상 50대 50으로 이익금을 배분해야 하는데 그것을 피하기 위한 것 같다. 결국 이 계약 자체를 무효화하고 싶은 것 같다.
- 고소 취하 이후 승리와 소통한 적이 있나.
승리 쪽에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승리는 전화번호를 바꿨고 J사 쪽이나 YG엔터테인먼트로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매니저가 법무팀을 통해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그 뒤로 연락이 없었다. 1인 시위도 했었다. 단계를 밟아 원만한 합의점을 찾고자 했는데 상대 측이 거부하고 있다.
- 신은성과 C사 대표 근황은.
신은성은 당시까지 진행하던 사업이 워낙 많아서 금전적으로도 여유로운 친구였다. 작년 1월에 사기 논란이 터지고 사기꾼으로 찍혀서 사업이 안 된다. 당시 진행 중이던 다른 투자건도 무산돼 그 뒤로 힘들어하고 있다. 한때 무고죄나 손해배상을 고민했던 것으로 안다.
신은성은 물론 C사 대표도 크게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승리가 애초 친분이 없는 관계였다면 고소했다가 그렇게 바로 취하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계속 연락하고 있었으니 소송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신은성은 C사가 엔터기획사 시절 초창기 대표를 맡았음)
- J신도시 부지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아직 맨 땅이다. 건물을 짓게 되면 80억 이상 값어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1번지 땅에 영화관이 들어오는 게 확정이 됐는데 현장 관계자가 2번지에도 곧 건물이 들어설 것이란 이야기를 하더라.
승리가 신은성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뒤 등기부등본상 근저당 설정돼 있던 승리 모친의 가압류가 지난해 12월 16일자로 해지됐다. 독자적으로 해당 부동산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군청에 전화했더니 2월 7일 건축심의위 접수가 돼 있다고 하더라.
- 땅은 승리 쪽에 소유권이 있는데, C사는 땅값이 오르니까 J사에 수익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공증계약 당시 투자약정서에 따른 요구다. 개발진행이 안될시 소유권은 J사 쪽(승리)으로 넘겨주고, 추후 개발은 같이 진행한 뒤 이익금을 나눈다고 돼 있다. 그런데 우리 쪽(C사)에서 개발진행을 하고자 J사 쪽으로 여러번 연락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그러다가 J사 쪽에서 느닷없이 신은성과 C사를 상대로 형사 소송을 진행했다. 곧 취하를 했지만 이후 계속 연락이 되지를 않았다.
1년가량 지난 지금 J사 쪽에서 단독으로 개발을 진행을 하고 있는 걸 알게 됐고, 이는 당초 부동산개발을 위해 약정했던 쌍방간 약속을 일방적으로 뒤집은 행위다. 명백히 계약 위반이다.
- C사가 폐업한 상황에서 앞으로 계약 관련 논의를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C사 법인의 등기부등본은 살려놓은 상태다. 사업자등록만 폐업인 상황이다. 승리 측과 소통이 되고 합의점을 찾는다면 미납된 세금을 해결하고 사업자등록 부분도 살릴 수 있다.
- 2월 13일자로 승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부당이득반환에 대해서만 소장을 접수한 상황이다. 만날 기회를 가지고 합의점을 찾는다면 소송은 취하할 의사가 있다.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