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장혁·이하나, 그렇게 해맑게 농담하지 마세요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왜 제가 범인이라는 생각은 안 하죠?"
안 그래도 헷갈리는 '보이스' 진범 수사에 웬 훼방꾼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무진혁 형사, 배우 장혁의 발언에 간담회장은 단체로 '멘붕'(멘탈 붕괴)에 빠진 웃음을 터뜨렸다.
누구나 용의자가 될 수 있는 '보이스'에서 배우들은 어떤 이를 진범으로 의심하고, 어떤 추리를 펼치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장혁은 대뜸 마이크를 들자마자 이같이 말하며 의심의 화살을 자신에게로 돌렸다. 그가 "아니, 그럴 수도 있잖아. 그렇지?"라고 되묻자 이하나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는 범죄 현장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수사물이다. 여러가지 범죄 사건들이 발생하고 해결되는 과정이 그려지는 가운데, 강력팀 형사 무진혁의 아내와 강권주(이하나 분)의 아버지 살인사건 진범을 쫓는 추격극이 중심이다.
특히 지난 12일 방송된 8회는 반환점과 같았다. 새로운 인물 모태구(김재욱 분)가 그토록 찾던 진범의 유력한 용의자로 강렬하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진범인 듯 진범 아닌 용의자들이 여러 번 나왔다가 사라진 터라 모태구 역시 진범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이스' 초반에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심대식(백성현 분) 오현호(예성 분) 등 주변 인물들이 진범이 아닐까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무진혁 강권주와 함께 진범을 쫓으며 추리력을 발동하도록 만드는 게 '보이스'의 큰 매력이었다.
장혁은 15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보이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렇게 저렇게 꼬아놔서 아직은 범인이 누구라고 추측하기 쉽지 않다"며 "다음 대본을 알고 연기하면 (범인을 몰아가면서)쭉 갈 수 있겠는데 설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발을 뺐다.
이하나는 "장혁 선배가 '대식이는 정말 아닌데'라고 하다가 백성현 촬영분에 없자 '대식이 안 나왔지? 이것 봐라'고 의심하더라. 순수해 보였다"며 "나도 나름대로 '범인 강권주잖아' 장난도 치면서 궁금해하고 있다"고 수사 현장 같은 촬영 현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장혁과 이하나의 한 마디에 무진혁과 강권주도 마냥 안심하고 볼 수 없게 생겼다.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재치였지만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보이스'이기에 달랐다.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혹시?'하고 의혹이 고개를 드는 당신, '보이스' 밀당에 이미 걸려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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