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도깨비' 김은숙 작가, 쓸쓸하고 찬란한 선택…환생+재회 '새피엔딩'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행복하면서도 어딘가 슬픈 결말을 내놨다. /도깨비 방송 캡처

'도깨비' 닫힌 해피엔딩 그리고 열린 새드엔딩

[더팩트 | 김경민 기자]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가 제목처럼 해피엔딩과 새드엔딩 중간 지점 '새피엔딩'을 택하며 긴 여운을 남겼다.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모두 전생의 업보를 씻고 또 다른 삶에서 행복하게 웃게 됐다. 비록 도깨비는 홀로 이별을 감내해야 하는 쓸쓸한 삶을 이어갔지만 그를 고스란히 기억하는 신부의 환생과 재회하는 찬란한 순간을 맞이했다.

21일 오후 종영한 '도깨비'에서 지은탁(김고은 분)은 김신(공유 분)과의 모든 기억을 찾았다. 두 사람은 메밀밭에서 둘만의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며 정식으로 '도깨비 내외'가 됐다. 반면 써니(유인나 분)는 김신이 소멸한 이후에도 모든 기억을 갖고 살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저승사자(이동욱 분)와 우연을 가장한 만남에서 모른 척하고, 끝내 이별을 선택했다.

김신과 지은탁은 행복한 순간도 잠시, 그토록 막고자 했던 '기타누락자' 운명을 거스르지 못했다. 29세 지은탁의 눈앞에 다시 죽음의 위기가 들이닥쳤다. 지은탁은 운전 중 도로에서 미끄러지는 덤프트럭을 발견했다. 자신이 차를 피한다면 덤프트럭은 곧바로 옆에 있는 유치원 통학 차량을 덮치는 상황. 지은탁은 그 순간 희생을 선택했다.

지은탁은 영혼이 돼 망자들의 찻집에 들어섰다. 김신은 지은탁을 보며 막을 수 없었던 죽음에 통곡했다. 지은탁은 기억을 잃는 망각차를 거부한 채 김신에게 재회를 약속하며 이승을 떠났다. 김신은 또다시 신부를 기다리며 수십 년의 세월을 견뎠다. 그리고 캐나다 퀘벡에서 19세 지은탁의 환생, 박소민과 다시 마주쳤다. 그는 김신을 발견하고는 "나 누군지 알죠?"라고 물었고, 김신은 돌아온 지은탁을 보며 "내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라고 인사했다.

도깨비에서 모든 커플들이 재회했다. /도깨비 방송 캡처

저승사자도 생의 간절함을 깨닫게 되면서 저승사자로서 임무를 끝냈다. 그가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망자는 다름 아닌 써니였다. 저승사자와 써니는 함께 손잡고 또 다른 생으로 걸어나갔다. 이후 저승사자는 강력계 형사 이혁으로, 써니는 여배우로 환생해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반해 직진하는 화끈한 커플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분명 모든 주인공들이 다시 사랑하게 된 닫힌 해피엔딩이었지만 도깨비 김신을 제외하고 지은탁 저승사자 써니가 환생하는 결말은 어딘가 짠하고 슬픈 감정을 남겼다. 시청자는 전개 과정에서 지은탁과 써니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고, 김신은 여전히 불멸의 존재로 외롭게 남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슬픈 전생의 고리를 끊어내고 해피엔딩을 향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저승사자와 써니는 저승과 이승 경계에 가로막혔고, 정인이지만 가족을 죽인 원수였다. 아픈 기억을 벗어던지고 또다시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은 명쾌한 '정답'이었다.

김신은 앞서 지은탁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無)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고, 지은탁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순간에 희생을 선택했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단순히 운명적인 판타지를 넘어 인간의 의지와 선택으로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훗날 지은탁이 네 번째 환생까지 마친다면 김신과 함께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는 드라마 설명에서 볼 수 있던 '낭만설화' 이미지를 연상하게 했다.

배우들의 호연, 아름다운 연출, 탄탄한 대본 삼박자를 두루 갖춘 '도깨비'는 '로코 장인' 김은숙 작가의 신선하고 도전적인 결말로 더욱 짙은 여운을 남겼다.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