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김보성, 10년 넘게 외친 '의리'와 '선행'

지난 6월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보성. 김보성은 대한민국 대표 선행 연예인으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돼 있다. 5년 이내 1억원 이상을 기부하면 자격이 된다. /이덕인 기자

[더팩트|권혁기 기자] 배우 김보성(50·본명 허석)이 지난 2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8)를 만났습니다. 이번 만남은 파퀴아오가 먼저 요청했습니다. 파퀴아오는 "선행을 위해 투혼을 발휘한 김보성의 종합격투기 데뷔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인터넷을 통해 김보성의 이야기를 알게 된 후 한국을 방문하면 꼭 만나고 싶었다. 필리핀에도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많다. 아내도 필리핀 심장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과 필리핀에서 김보성과 함께 아픈 어린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물러서지 않는 저돌적인 복싱을 펼치는 파퀴아오를 만나 영광"이라는 김보성은 "파퀴아오와 함께 아이들을 돕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화답했습니다.

흔히 김보성을 생각하면 '의리'부터 떠오릅니다. 정확하게 그가 언제부터 '의리'를 외쳤는지 확인할 순 없지만 최소 10년 이상은 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4년 김보성은 TV 등 매체를 통해 '의리'를 외쳤습니다. 자주 말이죠. 그런 그를 불편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 누리꾼은 "말로만 '의리'를 외칠 뿐 남자라면 누구나 다 가는 군대도 안 갔다"고 했습니다. 또다른 누군가는 "자꾸 '의리'라고 하는데 꼴 사나움"이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김보성은 과거 친구를 구하기 위해 13대 1로 싸웠다가 왼쪽 눈을 실명해 시각장애 6등급을 받았습니다. 스스로는 어떻게든 군대에 가려고 노력했지만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하죠.

김보성은 진짜 '의리'의 사나이입니다. 그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10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5억 원, 배우 김수현이 3억 원, 설경구·송윤아 부부가 1억 원, 차승원 1억 원, 박신혜가 5000만 원, 미쓰에이 수지가 5000만 원, 이밖에도 하지원, 송승헌, 이준 등 많은 연예인들이 선행을 실천했습니다.

배우 김보성이 지난 10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앞서 9월 김보성은 소아암환우들을 위해 모발 기증식을 열어 삭발했다. /부산=이덕인 기자

그 중 김보성의 1000만 원은 다른 어떤 연예인들의 수억 원보다 값지고 소중합니다. 또 그 내막을 살펴보면 김보성의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김보성은 당시 대출을 받아 기부를 했습니다. '없는 처지'에도 슬픔에 잠긴 세월호 현장을 무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보성은 "많이 내지 못했다. 내 능력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한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김보성은 네팔 지진에 1000만 원을 쾌척했으며 실제로 네팔로 달려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소아암환우 수술비 3000만 원을 내기도 했죠. 지난 10일 로드FC에 데뷔한 이유도 소아암환우들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앞선 9월 소아암환아를 위한 모발 기부를 위해 삭발식을 가졌고, "진심이 전달되길 바란다. 소아암 어린이들이 수술하기 전 삭발을 한다. 그 아이들이 삭발할 때의 마음을 느끼기 위해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김보성은 렌즈를 끼고 링에 올랐지만 오른쪽 눈을 가격당한 뒤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김보성은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 수술도 포기했습니다. 대진료 전액은 기부했습니다.

누군가는 김보성의 보이는 선행에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선행에는 이름표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행동 없는 선의(善意)'보다 '행동하는 선행(善行)'이 낫습니다. 김보성의 행동을 본 누군가가 그를 조금이라도 따라하려 한다면, 아니면 다른 방식이라도 '선행'을 펼친다면 그만큼 세상은 더 따듯해질 것입니다. 그래도 김보성이, 조금은 자신을 돌보면서 선행하기를 바랍니다. 아주 오래동안 그가 선행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김보성은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돼 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12월 설립한 개인 고액기부자 클럽으로 5년 이내에 1억 원 이상을 누적 기부하면 정회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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