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1975 X JYP' 스튜디오J, 불빛과 음악 그리고 사람들
[더팩트ㅣ스튜디오J=강수지 기자] 흰 불빛을 내뿜는 높은 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입구가 나온다. 계단을 오르면 가장 먼저 카펫에 새겨진 'Y1975 X JYP'라는 로고가 눈에 띈다. 입구는 정면이 아닌 오른쪽에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화려한 대형 '캔들 트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 '캔들 트리'는 카페 고센과 라운지 바 Y1975에서도 볼 수 있어 이곳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수 있다. 양초에 시선을 뺏겨 한참 보고 있으니 바 내부로 들어가는 문이 열리며 직원이 나와 자리로 안내했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스튜디오J는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과 라운지 바 Y1975 윤 모 대표가 협업해 지난 6월 1일 오픈한 라운지 바다. 입구의 '캔들 트리'가 짐작하게 하듯 Y1975의 대표와 고센의 대표는 같은 인물이다.
주말인 지난 17일 오후 10시 무렵 찾은 스튜디오J에는 비교적 이른 시각임에도 50명가량 손님이 1층을 가득 메웠다. 스튜디오J에서는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휴식시간을 포함해 두 시간 동안 공연이 열린다. 방문객 연령대는 남성은 30대 초반~40대 초반, 여성은 20대 중반~30대 중반이 많았다. 친한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기 위해 찾거나, 연말 모임 또는 단순히 음악을 좋아해서 공연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당초 공연 관람료와 음료 한 잔 가격이 포함된 비용인 3만 원의 입장료가 있었으나 현재는 입장료가 없다. 다만 음료 등 음식 주문 비용이 발생할 뿐이다. 음료를 주문하려고 메뉴판을 꼼꼼히 살폈다. 음료 가격은 슈터 칵테일 최저 1만 5000원, 일반 칵테일 최저 2만 원, 하우스 와인과 맥주가 최저 1만 8000원이다. 수준급의 공연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리 높지 않은 가격대라는 느낌이 든다.
안주로는 최저 비용 카프레제 샐러드(3만 9000원)부터 최고 비용 양 갈비 스테이크(7만 3000원)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따로 안주를 시키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토스트, 베이컨 꼬치 등으로 구성된 무료 안주 케이터링 서비스가 제공되니 안주 주문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다. 해당 라운지 바 직원 A 씨는 "자정까지 케이터링을 무한 리필해서 이용할 수 있으니 마음껏 이용하라"고 귀띔했다.
내부 공간은 1층 바-1층 테이블-2층 테이블-루프톱 등으로 구성됐다. 바와 루프톱은 이용 요금이 따로 필요하지 않지만 1층 테이블은 샴페인 2보틀(50만 원), 2층 테이블은 샴페인 4보틀(100만 원)이 기본 예약 조건이다. 직원 B 씨는 "기본 샴페인 2보틀이지만 자리 위치에 따라 1보틀, 30만 원으로 이용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입뿐만 아니라 눈과 귀까지 만족하게 하는 트렌디한 분위기의 라운지 바다. 오후 10시가 조금 넘자 커튼으로 가려져 있던 무대가 드러났고 첫 팀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은 치어리더팀, 재즈힙합팀, 댄스팀 등 세 팀의 공연이 이어졌다. 직원 A 씨는 "지난 목요일에는 박진영 씨가 직접 라운지 바에 방문했다. 종종 방문한다. JYP 소속 가수들도 이곳 무대에 자주 오르는데, 무대에 오르지 않는 소속 가수들도 자주 이곳을 찾아 시간을 보내고 간다"고 부연 설명했다.
2층을 향하는 계단에 올라가면 루프톱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는 말에 곧장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으로 향하며 내부를 둘러보니 1층 바와 바 뒷편 테이블에는 손님이 가득했으나 1층의 계단 부근 테이블과 2층은 텅텅 비어있었다. 2층에는 이날 무대에 오른 팀이 대기실을 이용하듯 테이블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추운 날씨라 그런지 루프톱에도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만 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에 지인들과 루프톱을 찾으면 상쾌하고 운치있는 밤 분위기를 한껏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찬 공기에 움츠러드는 몸을 어서 실내로 이끌었고, 자리로 돌아가려고 1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발을 내디뎠다.
계단 밑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즐거운 얼굴들, 멋진 공연, 흥겨운 음악이 어우러져 스튜디오J만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듯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것 같은, 그야말로 마음을 빼앗는 공간처럼 보였다.
이날 스튜디오J를 찾은 모 대형 공연기획사 관계자 C 씨는 "스튜디오J는 음향 시설이 굉장히 훌륭해 음악 감상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많지 않다"고 말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하지만 "2층 테이블 등에 손님이 없더라. 매출이 크지 않아 안타깝다"는 말을 덧붙여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