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급브레이크 걸린 '런닝맨', 존폐 위기에 서다

강호동 런닝맨 시즌2 출연 고사. 강호동은 런닝맨 원년 멤버인 김종국과 송지효가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런닝맨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남용희 인턴기자

강호동 대체할 카드 없는 상황에 제작진 사면초가

[더팩트|권혁기 기자] 지난 2010년 7월 11일 달리기 시작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 심상치 않은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올해로 7년 차에 접어든 장수프로그램 '런닝맨'이 구설수에 오른 것은 시즌2를 준비하면서입니다.

SBS는 내년 1월 하순 시즌2 출범과 함께 개편을 예고했습니다. '런닝맨' 제작진이 내놓은 회심의 카드는 바로 강호동이었죠. 유재석, 신동엽 등 국내 버라이어티계의 최고 MC 강호동과 유재석이 'X맨' 이후 다시 만나다는 사실에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과거의 영광이 다시 펼쳐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졌습니다.

10년 만의 유-강 라인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순간, '런닝맨' 제작진의 배려 없는 행동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바로 원년 멤버인 김종국과 송지효가 하차하게 됐는데 김종국에게는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송지효 측은 기사를 통해 하차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리쌍 개리가 '음악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하차할 때는 특집 편성으로 그를 기렸던 것과 비교하면 말들이 나오는 게 당연합니다.

최근 '런닝맨'의 시청률이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부호가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SBS는 그간 시청률이 저조한 프로그램에 대해 가차없는 칼질을 해왔습니다. '판타스틱 듀오'와 '신의 목소리'가 폐지됐고 '스타킹'도 끝을 고했습니다. '오 마이 베이비' 역시 개편의 바람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동상이몽' 역시 SBS의 대수술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런닝맨 원년 멤버 김종국-송지효. 김종국과 송지효가 SBS 런닝맨 제작진으로부터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배정한 기자

그러나 '런닝맨'만큼은 저조한 시청률에도 일요일 오후 황금 시간대를 지켜왔습니다. 사실 '런닝맨'은 SBS의 효자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회당 제작비를 모두 PPL로 채울 수 있었기 때문에 SBS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었습니다.

중장년층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10대 층에서는 단연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이름표를 떼는 '런닝맨' 놀이가 유행을 탔고, '런닝맨'을 보지 않으면 월요일, 친구들의 대화에 끼어들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시청률이 방송 광고와 직결되는 만큼 SBS의 고민은 계속됐을 거란 분석입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의 만남은 분명 큰 반향을 일으킬 만하죠.

연예계에서 의리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강호동 입장에서는 김종국과 송지효의 일방적인 하차 통보 소식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소속사 SM C&C 측은 "강호동씨가 '런닝맨 시즌2'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강호동씨의 출연 여부가 시청자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끼쳐드리는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면서 "죄송스럽지만 이번 출연 제안을 정중하게 고사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제는 강호동의 출연 고사로 빚어진 프로그램의 향방입니다. '런닝맨'은 이제 시즌2를 어떻게 정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닌, 존폐 여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미 하차가 기정사실이 된 김종국과 송지효가 그대로 남을 수도, 강호동을 대체할 카드 역시 없어 보입니다. 남은 멤버들인 유재석, 지석진, 하하, 이광수 역시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즌2를 준비한다 하더라도 이미 돌아선 여론이 '런닝맨'에게 좋은 시선을 보내기는 어려울거란 분석입니다. 자충수를 둔 SBS가 '런닝맨'을 그대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아니면 폐지로 선회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