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최순득 씨와 아는 사이였던 것 맞다. 하지만 이미 10여년 전 일이다. 마치 지금 그분과 어떤 관계에 있는 것처럼 비치는 건 억울하다. 저도 아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알게 됐고, 당시엔 강남의 돈 좀 많은, 그래서 연예계쪽에 관심이 많은, 그런 사람 중 하나로 알았다. 그 분이 지금의 최순실씨 언니란 사실은 저도 이제서야 알았다."
인기 라디오 DJ 강석(64)이 최순득과의 관계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강석은 28일 밤 <더팩트>와 통화에서 "제가 최순득이란 분과 마치 모종의 관계가 있고 특혜라도 받은 것처럼 비치고 있어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싶다"면서 "최순득씨 가 생방송 중 요청한 노래를 제가 틀어준 DJ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그런 일이 없고 할 수도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더팩트>는 이날 오후 중견가수 U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단독] "인기DJ 강석, 최순득과 친했다"...중견 가수 목격 주장) 제하의 기사를 다뤘다. U씨는 "10여년 전 강석 씨와 최순득 씨가 함께한 술자리에 나간 적이 있다. 둘은 상당한 친분을 과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U씨와 인터뷰 직후 수차례 강석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대해 뒤늦게 연락이 닿은 강석은 "낮 생방송 직후 운동이 있었고, 하필이면 그때 온 전화를 받지 못했고 3~4시간 휴대폰 확인도 하지 못했다"면서 "의도적으로 전화를 피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강석은 최순득과의 친분관계에 대해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친한 사이도 아니다"고 잘랐다. 그는 또 "내가 단장으로 있는 회오리 축구단에 관심을 가져주고 호의를 베풀어 당시엔 몇차례 만났다"면서 "마침 동갑내기라 말을 편하게 하다보니 주변에서 저와 매우 절친한 관계인것처럼 비쳐진 것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시로 자주 만났다기 보다는 3개월이나 6개월에 한 번, 때론 1년에 한번씩 회오리축구단의 뒤풀이에 나오곤 했다"면서 "개인적인 친분이라기 보다는 축구단 멤버들이 참석하는 자리에서 밥값도 내고 술값도 내줘 고마웠던 기억이 전부"라고 말했다.
최순득은 비선실세로 주목받고 있는 최순실의 둘째 언니로 '최순실 게이트'의 막후 조정 핵심 인물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연예인들을 불러 김장을 한 뒤 김치를 나눠주며 김치 값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화제의 중심에 섰다. 또 '최순득씨가 모 방송국 라디오 음악프로그램 DJ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선곡을 지시했다'는 운전기사의 증언과 정황 때문에 그 DJ가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다음은 강석과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최순득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10여년 전 지인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연예인들한테 매우 호의적이었고, 마침 제가 회오리 축구단을 이끌고 있어서 뒤풀이에도 가끔 참석했다.
-최근 또는 지금도 만나고 있나.
아니다. 안 만난지는 벌써 10년이 넘었다. 최순득이란 사람이 최순실 언니이고, 박근혜 대통령 측근 인물이란 사실은 저도 이제서야 알게 됐다. 단둘이 따로 만나던 그런 친분관계도 아니었다.
-당시 자리에 함께 했던 사람은 최순득과 꽤 돈독한 친분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아마도 제가 그 분과 동갑내기라서 그렇게 비쳐졌을법하다. 원래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말을 막하는 스타일이어서 장난처럼 대화를 주고받다보면 그렇게 보였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최순득은 어떤 사람인가.
경제적 걱정이 없고, 연예인 좋아하는 강남의 돈많은 중년 여자로 생각했다. 알다시피 연예인들 주변에 맴돌며 밥사고 술사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나. 축구단장을 맡고 있다보니 그런저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어울렸던 것같다.
-뒤풀이나 회식자리에는 최순득이 혼자 나왔나.
아니다. 항상 2~3명의 일행을 대동하고 나왔다. 그 일행들은 최순득을 상전 모시듯 깎듯이 대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농담도 함부로 하지는 못했다.
-혹시 특혜를 받거나 어떤 대가를 주고받은 건 아닌가.
특혜를 받을 것도 대가를 주고받을 일도 없다. 당시 함께 참석했던 몇몇 회오리 멤버들도 아는 얘기다. 회식비를 몇차례 대신 내준게 전부이고 그나마 10여년 전부터는 연락이 끊겼고, 최근 뉴스를 보면서 그분의 실체를 알게 됐다.
-최순득의 운전기사였던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모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에게 노래 선곡을 지시했다는 얘기가 있다.
저도 그 뉴스를 봤다. 다들 그걸 저라고 오해하는 것 같다. 일단 운전기사의 말이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기억이 없다. 진행자가 외부 전화를 받고 생방송중에 노래를 튼다는 건 있을 수 없다. 혹시 청취자 사연으로 연결이 됐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설령 저처럼 고참 DJ라도 사전에 PD한테 요청하거나 협의를 거쳐 가능한 일 아니겠나.
-최순득의 딸 장시호도 연예계에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혹시 본적은 없나.
그분의 스타일이나 성향은 알았지만, 가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딸에 대해서도 얘기한 적 없다. 어느 자리에 참석해달라는 특별한 개인적 부탁이나 요구도 없었다. 말그대로 연예인들과 어울리며 은근히 주변에 자신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다.
-최순득과의 인연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일단 난감하다. 연예인들은 지인들 소개로 수도 없이 만나게 되는데 누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최순득씨 역시 그렇게 스쳐간 사람중 하나일 뿐이다. 안만난지가 10년이 넘었다. 마치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건 너무 억울하다. 사람들한테 그렇게 비쳐지고 있으니 나도 피해자다. 제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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