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추적]국민MC 송해, 최태민-박근혜 주도 '새마음봉사단' 활동

오랜 인연으로 이어진 친 박근혜 연예인. 국민MC 송해는 30여년 전 최순실의 친부 고 최태민이 설립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명예총재로 있던 새마음봉사단의 연예인봉사대장으로 활동했다.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연예계가 뒤숭숭하다. 최순실-차은택으로 이어진 연예계 인맥이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민 MC 송해는 30여년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최태민 씨와 직접 연관된 활동을 했다는 증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더팩트> 취재 결과 송해는 30여년 전인 1970년 후반 최태민 씨가 만들어 온갖 부정과 비리의 도구로 삼은 새마음봉사단의 연예인 새마음봉사대장으로 활동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난 대선 당시 선거유세에 나서기까지 대표적인 '친 박근혜 연예인' 으로 활동했다.

송해는 70년대 후반 박근혜 대통령이 야인 시절 주축으로 활동한 새마음봉사단에 합류했다. 새마음봉사단은 최순실의 친부인 최태민 씨가 만든 대한구국선교단의 후신이다. 대한구국선교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사)구국여성봉사단으로 명칭을 바꿔 당시 20대의 박근혜 대통령을 명예총재로 추대했다.

위하여~~. 새마음봉사단 시절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송해는 대통령과 함께한 청와대 초청 행사 자리에서 건배사를 하기도 했다. /청와대 제공

구국여성봉사단은 곧 다시 새마음봉사단으로 바뀌었고, 송해는 고 심철호에 이어 이 단체의 연예인봉사대장으로 활동한다.
최순실 씨는 새마음봉사단의 대학생 총연합회장이었다. 새마음봉사단은 한때 여성 회원만 500만 명에 이르기도 했다. 당시 새마음봉사단 내 새마음갖기 국민운동본부 조직부장을 맡았던 원로코미디언 원일 씨는 17일 <더팩트>에 그 무렵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혼란한 시대적 상황이 연예인들도 불가피하게 정치적 필요와 기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심철호 씨는 연예협회 연기분과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먼저 합류했는데 얼마 후 석연찮은 이유로 심 씨를 밀어내고 송해 씨가 들어갔다. 이 때문에 이 단체의 실질적 구심점이었던 최태민 씨와 어떤 특별한 약속이 있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는 최순실의 아버지 고 최태민에 대해서는 "워낙 머리가 좋고 말 솜씨가 뛰어나 그를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휘하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평소 무속과 관련된 영적 세계를 자주 설파해 기독교 개신교에서는 사이비 목사로 낙인을 찍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새마음봉사단 연예인 봉사대장시절부터 최태민-박근혜 대통령과 인연. 송해는 TBC 동양방송의 인기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인 가로수를 누비며 진행자로 인기를 누렸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지난 대선 당시 박 근혜 대통령 후보 찬조연설 중인 송해. /온라인커뮤니티, 더팩트 DB

이 무렵 송해는 TBC 동양방송의 인기 라디오 방송인 '가로수를 누비며' 진행자로 꽤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최태민에게는 대중적 관심몰이를 위해 주목받는 스타 연예인의 합류가 절실한 상황이었고, 이같은 조건에 송해 씨가 딱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가로수를 누비며'는 버스 안내양이 있던 시절, 매주 일요일마다 운전기사와 차장이 참여하는 공개방송으로 장기자랑 노래자랑 등 지금의 TV '전국노래자랑' 못지 않은 화제 프로그램이었다.

안인기 전 TBC 예능 PD(KBS 예능국 근무 후 정년퇴직)는 "16간 진행한 '가로수를 누비며'는 송해 씨의 간판프로였고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면서 "야심이 많았던 송해 씨가 새마음봉사대에 합류하는 과정에도 뭔가 좀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던 것으로 당시 회자됐다"고 기억했다.

안 씨는 또 "언론통폐합으로 TBC가 KBS로 흡수된 뒤에도 송해 씨가 진행하던 '가로수를 누비며'는 한동안 인기를 끌었는데 새마음봉사단 연예인대장을 계기로 사실상 젊은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이어온 셈"이라고 말했다.

가로수를 누비며-새마음봉사단 봉사대장-전국노래자랑. 송해는 1980년대 중반 환갑을 넘긴 61세에 전국노래자랑 마이크를 잡았고 지금까지 30년째 당당히 현역방송인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더팩트 DB

새마음봉사단은 전두환 정권 시절 '새마을봉사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씨(새마을운동본부 이사장)가 한동안 주도하다가 해체됐다. 이후 송해는 80년대 중반 환갑을 넘긴 61세에 '전국노래자랑' 마이크를 잡았고 지금까지 30년째 당당히 현역방송인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원로코미디언 원일씨는 "심철호 씨가 처음 연예인봉사대에 합류할 때만 해도 대중문화예술 인간문화재 지정을 비롯해 예술인 장학제도, 대중예술인 주택 및 공원묘지 등 활동 취지가 좋았다"면서 "그러나 나중에 무슨 이유에선지 본래 뜻이 변질이 되면서 연예인들이 정치적 구호에만 이용당했을 뿐 어떤 긍정적 결과도 얻어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한편 송해는 한 행사에서 박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박 대통령이 아버지를 잃고 새마음병원 총재로 있던 시절, 아프고 어려운 분들을 많이 도왔다"면서 "그 때 제가 맡은 연예인봉사대와 인연이 돼 모신 적이 있는데 참 담백한 분"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가 지난 대선 때 공개 지지발언과 유세 찬조연설을 하게 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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