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권혁기 기자]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다. 물론 아직 첫사랑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난 16일 개봉된 영화 '카페 6'(감독 오자운)는 풋풋했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더듬게 해줄 청춘 로맨스다. 대만 영화지만 한국인들의 정서에도 꼭 들어맞는,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남자친구와 다투고 비를 맞으며 주저 앉아 있던 여성(상드린 피나 분)을 본 한 남성(대립인 분)이 자신의 카페로 초대한다. 바리스타로 실력 발휘를 한 남성은 "장거리 연애 중이신가요? 다들 장거리 연애는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제 얘기를 한 번 들어볼래요?"라고 말한다. 이어 회상신(scene)이 등장한다.
대학 입시를 앞둔 고3 시절 관민록(동자건 분)은 같은 반 이심예(안탁령 분)를 좋아한다. 미술에 소질이 있던 관민록은 수학시간에 심예를 그리다 선생님께 혼이 나기도 했다. 관민록과 절친인 소백지(임백굉 역)는 채심이(구양니니 분)를 흠모했다.
이심예 역시 관민록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고3이라는 상황 때문에 조금은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은 통하는 법. 소백지의 도움으로 이심예와 영화를 보는 등 부쩍 가까워진 관민록은 조금씩 기대를 하게 된다.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23점(소백지는 10점대)라는 성적표를 받던 관민록에게 이심예는 "왜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느냐"고 핀잔을 준다. 이심예는 관민록에게 대학에 갈 것을 권유했고 관민록은 이심예와 함께 타이페이에 있는 대학에 가고자 한다.
하지만 놀던 가락이 있다보니 관민록은 그대로 지방에 남게 됐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다.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면서 미친듯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타이페이를 가는 기차 시간표를 달달 외워 주기적으로 이심예를 만나러 갔다. 둘은 풋풋했다. 손을 잡고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뽀뽀만으로도 행복했고 설렜다. 떨어져 있지만 그날 먹는 식사의 메뉴도 맞춰서 먹으면서 정신적인 교감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동상이몽이었다. 이심예는 미국 유학과 함께 언젠가 자신의 카페를 차릴려는 꿈을 꾸고 있었지만 관민록은 지금 당장, 현재가 중요했다. 힘들게 기차에서 잠을 자더라도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이 가장 소중했다. 어머니가 아픈 상황도 몰랐을 정도였다.
조금씩 조금씩 둘 사이의 간극이 느껴질 때는 이미 늦은 시기였다. 장거리 연애 때문이라고 생각한 관민록은 휴대전화까지 사서 이심예에게 선물하지만 이미 이심예의 마음은 달라져 있었다.
'카페 6'는 오자운 감독이 온라인 상에 올렸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매우 현실성이 넘치는 스토리에 코믹과 먹먹함을 배치했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에, 누구에게나 있을 절친, 바보스럽지만 즐거웠던 학창시절, 이 모든 게 '카페 6'에 담겨 있다. 배우들의 호연과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에 웃다가 눈물을 훔치게 된다.
나의 이야기가 아님에도 마치 내 얘기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카페 6'는 지난 16일 개봉됐다. 12세 이상 관람가로 러닝타임은 103분이다.
한편 '카페 6'에는 고양이에 대한 쿠키영상이 존재한다. 관람할 경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잠시 기다리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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