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권혁기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이 문화계 농단의 대역으로 앞세운 차은택(47) 감독이 처음 발을 디딘 곳이 바로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이하 문화융성위)다. 차은택과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한 문화융성위는 도대체 어떤 곳, 무엇을 하는 곳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로트 4대천황의 한 사람인 가수 설운도가 문화융성위 위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알려지면서 차은택과의 연계설이 급속히 확산됐다. 설운도는 최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투쟁 현장에 함께한 한장의 사진이 모바일 커뮤니티에 나돌면서 여권관계설에 이어 최순실-차은택 인맥 등으로 의혹을 부채질했다. 설운도는 차은택과 함께 2014년 8월부터 문화융성위원 1기 2회차 추천인사로 들어가 1년간 활동했다.
문화융성위는 지난 2013년 7월 25일 박근혜 정부 4대 국정기조인 ▲ 경제부흥 ▲ 국민행복 ▲ 평화통일 기반 구축 ▲ 문화융성 중 문화를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출범했다. 국민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고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제고한다는 목적으로 설치됐다. 위원장을 포함해 문화 관련 전문가 25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대통령 자문을 위해 설립된 융성위는 국정기조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전략과 방안, 문화관련 민간의 자발적 참여유도 및 문화현장의 자생적 활동과 연계, 문화융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위한 공감대 형성 등을 이유로 설립됐지만 차은택 씨와 최순실 씨와 연계성이 드러나면서 민낯을 드러내게 됐다.
1기 위원장으로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문화부 차관, 예술의 전당 사장을 역임한 김동호 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맡은 바 있다. 소설가 권지예 김광억 서울대 명예교수, 김성녀 국입창극단 예술감독,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연극배우 박정자,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회장, 송승환 PMC프로덕션 회장, 배우 안성기,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유진상 계원예술대학 교수,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이택주 한택식물원 원장, 전용일 국민대 금속공예과 교수,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피터 바톨로뮤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명예이사, 반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이사장, 가수 설운도(본명 이영춘), 차은택 아프리카픽쳐스 대표,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위원이었다.(무순) 1기 때는 25명이었다가 2기 때 20명으로 줄었다.
융성위는 지난 2013년 재단법인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주관한, '아리랑'을 소재로 다양한 장르 융복합 공연, 아시아전통악기 연주, 어린이 및 장애우 합창 등의 공연을 펼친 '문화융성 우리 맛, 우리멋-아리랑' 공연을 주최한 바 있다. 이듬해에는 '아리랑'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2주년을 기념해 '2014 대한민국 아리랑 대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씨가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돼 수사를 받으면서 문화융성위에 대한 이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차씨는 융성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사업에 개입, 각종 이권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자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박대통령은 지난 2014년 차씨가 연출한 뮤지컬 '원데이'의 공연장을 찾을만큼 각별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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