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가짜 연설, YTN 보도에 사실 둔갑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보도 전문 채널 YTN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박근혜 대통령을 저격한 연설을 했다는 내용을 잘못 보도해 파장이 크다.
YTN은 1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달 29일 한 유세 현장에서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비판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유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이러한 연설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 누리꾼이 온라인상에 올린 가상의 콘텐츠 내용이었던 것. 해당 누리꾼은 페이스북에 '트럼프가 이렇게 말하면 선거 이기지 않을까'라는 가정과 함께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 대통령을 보라'는 문구가 삽입된 도널드 트럼프 사진을 올렸다.
누리꾼의 게시물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급기야 YTN에서 이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최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이 국정농단 의혹으로 나라를 발칵 뒤집었고,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거세진 가운데 이같은 내용은 YTN 보도를 거쳐 마치 사실인 양 확산됐다. 해당 내용은 영상 기사로 포털 사이트에 업로드되기도 했다. YTN은 오보를 확인하고 관련 기사를 모두 삭제한 상황이다.
또한 이 내용을 보도한 박유라 아나운서는 그룹 엑소 멤버 찬열의 친누나로 스타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오보 이후 박 아나운서의 인스타그램에 누리꾼의 비판 댓글이 이어졌고, 현재 그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닫았다.
공신력 있는 매체를 통해 전파를 탄 오보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 설전과는 영향력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기사는 삭제됐지만 잘못된 정보는 아직까지도 YTN이라는 매체 이름을 달고 사실로 둔갑해 전달되고 있다. 언론의 실수가 얼마나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부끄러운 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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