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19금이라도 붙여야
[더팩트|권혁기 기자] 추석 연휴를 맞이해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 가정이 많을 것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월화 이틀 휴가를 내면 총 9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었죠. 아마 연휴 전날부터 모여 덕담도 나누고 집에서 가볍게 술자리를 갖는 집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연휴에는 어린 아이들부터 집안 어르신까지 3대가 모여 TV를 함께 볼 기회가 있는데요. 필자도 지난 13일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던 중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가 방송 중이길래 딱 멈췄습니다. 물론 가족과 함께였고요.
패널은 배우 강예빈, 원더걸스 유빈, 스포츠 트레이너 양정원, 모델 송해나가 출연해 '핫바디' 특집을 꾸몄습니다. 뭔가 '섹시 콘셉트' 방송이 될 것 같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은 19금 딱지를 붙여도 될 것 같은 수위더군요. 방송 내내 '섹시'라는 자막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가족이 보기에 불편한 장면은 강예빈이 '비디오스타' MC 차오루, 박나래, 김숙, 박소현에게 수영복을 선물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강예빈은 김숙에게 손바닥으로 가려질까 말까한 비키니 수영복을 선물했습니다. 김숙은 해당 수영복을 옷을 입은채 덧대 입었습니다.
압권은 강예빈의 승마 포즈였습니다. 먼저 유빈이 승마로 몸매 관리를 한다고 하자 제작진은 기린 인형을 준비했고 박소현은 "시범 가능합니까? 승마?"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유빈은 "여기서요?"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박나래는 "배드키즈 루아가 승마 시범을 보여서 100만 뷰가 나왔어요"라면서 "승마, 잠깐만 시범 좀"이라고 다시 한 번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유빈이 승마 시범을 보인 후 박소현은 "강예빈도 승마 하셨는데 한 번 보여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강예빈은 기린에서 미끄러져 넘어졌고 민망한 상황이 됐습니다. 섹시미를 강조한 의상을 입었기에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릴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오후 8시 30분 시간대에 방송될 장면은 아니지 않나요? 제작진은 "케이블 채널이라서 수위 조절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건가요?
물론 "섹시하고 좋은데 왜?"라고 말할 시청자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보기에는 교육상, 또 정서상 매우 거북한 게 사실입니다.
'섹시한 포즈' 경연 대회도 아니고, 하기 싫어하는 게스트에게 굳이 승마 포즈를 취하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특히나 강예빈의 경우 아주 짧은 미니 원피스를 입고 있는데도 거기서 권유하는 저의가 궁금하네요.
프로그램과 방송 특집 콘셉트에 부합된 아이템을 준비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수위 조절은 필수입니다. 차라리 강예빈과 같은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면 과감하게 편집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섹시'를 표방하다 '저질'이 되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비단 '비디오스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프로그램들이 한 번 더 곱씹어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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