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에서 순박한 노총각 중필로 분한 배우 신하균
[더팩트ㅣ강수지 인턴기자] 영화 '올레'(감독 채두병, 제작 어바웃필름)에는 39살 순박한 노총각 중필이 등장한다. 중필은 첫사랑에 소심하게 대응했던 가슴 시린 기억을 안고 있고, 제주의 게스트 하우스 주인과 풋풋한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사람이다. 이런 중필을 배우 신하균(42)이 연기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신하균은 마치 중필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신하균 자체였다. 수줍으면서도 호탕하게 중필과 자신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그에게서 중필에게 느꼈던 순박한 면모가 느껴져 현장에는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순수 총각 신하균을 <더팩트>가 만나봤다.
-감독님이 신하균 씨를 "더럽히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자신이 순수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면도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아주 순수하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고. 그런데 쑥스럽게 어떻게 제 입으로 순수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 (웃음)
-사랑 앞에서 어떤 편인가.
20대 때는 중필과 비슷했다. 표현을 잘 못 했고 용기도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 얼굴을 못 쳐다볼 정도로 내성적이었고 바보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안 그렇다. 친해지면 적극적일 때도 있다. 여자분들은 솔직하게 (마음을) 보여주면 감동을 하지 않나. 솔직해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없으면 없는 대로, 서툴면 서툰 대로.
-중필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순수한 면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민해지고 까칠해진 부분도 있고 고지식한 부분도 있지만 순수한 소년 같은 면이 있다. 그런 게 매력적이지 않나. 여자 앞에서는 말도 잘 하지 못하고. 근래에 보기 드문 남자의 모습이다.
-신하균의 매력은 뭔가. 극에서 몸매가 드러나는 장면이 있었다. 운동을 많이 하는가.
말하자면 밤샐 것 같다. (일동 폭소) 운동을 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꾸준히 하려고 한다. 불규칙한 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까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의 시대' 찍으면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적당히 하면 참 좋은 것 같다. 웨이트 많이 하고 걷는 것을 좋아해서 많이 걸어다닌다.
-극에서 친구들과 여행을 한다. 친구들과 여행하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나.
시나리오 보고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다. 20대 때는 너무 바빴다. 여행을 다닐 정도로 여유롭지도 않았다. 대학 들어가서 1년 학교 다니다가 공연하면서 바쁘게 지냈고, 21살에 군대 입대했고 제대 후 바로 연극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친한 죽이 잘 맞는 세 명의 친구가 있다. 그 친구들과 제주도를 짧게라도 가 보고 싶다.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작품에서도 장례식이라는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이 함께 제주도를 갈 수 있었다.
-세 명 친구들은 어떤 친구들인가.
좋은 친구들이다. 농담이다. (일동 폭소) 어릴 때 태릉에서 오래 살았는데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알던 친구들이다. 다른 친구들도 있지만 가장 오래된 친구들은 그 친구들이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면 한턱 낼 의향이 있는가.
가격대가 센 건 제가 쏘겠다. (기사에 쓰겠다.) 친구들 모이면 자기가 내겠다는 친구가 꼭 있다. 그런 친구의 마음은 지켜줄 거다.
-평소에 쉴 때는 무엇을 하는가.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본다. 장난감 만들기를 좋아한다. 블럭 수 많은 장난감 종류는 거의 다 갖고 있다. 피겨 수집도 한다. 애완동물하고 놀기도 하고 청소도 한다. 동생 가게에 제가 만든 장난감을 다 전시해 뒀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데 고양이가 살이 너무 빠졌다. 너무 더워서 그런 것 같다.
-40대가 됐는데 과거와 어떤 변화가 있나.
저는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주변 분들이 많이 바뀐다. 기자분들 만나면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것 같다. 평소에 나이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산다. 연기 고민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다.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똑같다. 백지상태로 작품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작점은 똑같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한다. 신하균의 작품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새로움'이다. 또 정서적으로 공감대가 있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고 제 관심사와 같으면 좋다. 이것이 다 맞아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그 가운데 새로움을 첫 번째로 두고 있다.
-'올레' 끝나고 작품 계획이 있나.
계획이 없다. 큰일이다. 이러다가 아무도 안 찾아주면 어떡하나 걱정된다. 추위와 더위가 너무 힘들다. 추워지기 전에 작품을 해야 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