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연예계 뒤흔든 박유천의 '화장실 스캔들' 유감

아무도 찾을수 없는 곳에 꽁꽁 숨고싶은 심정.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신하고 있는 박유천은 어김없이 출근하고 퇴근해야하는 괴로운 처지다. 사진은 박유천이 지난 4일 들렀던 곳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의 한 텐카페. /배정한 기자

[더팩트|강일홍 기자] 많이 사랑한 사람일수록 등을 질 때는 더 독하고 모질다는 말이 있습니다. 박유천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한여름에 냉기가 돌 만큼 싸늘합니다. 한 명의 여성에게 고소당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까지만 해도 긴가민가했습니다. 설마했던 우려가 두 번째 여성이 등장하며 무너졌고, 세 번째에서는 절망으로, 네 번째로 이어지면서는 야유와 비난을 넘어 비웃음으로 변했습니다. 물론 사실 여부는 아직 판명되지 않았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한 명도 아니고, 네 명이나 나온 것은 참으로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중스타의 인기는 모래성과도 같습니다. 아무리 공들여 쌓아도 무너질 때는 순간입니다. 또 높이 쌓을수록 무너질 때는 허망합니다. 그것도 하필이면 화장실 사건입니다. 피해여성들이 주장하는 박유천의 '화장실 기행(奇行)'에는 모두가 할 말을 잃은 듯합니다. 평소 그를 지지해온 팬들이라면 이보다 더한 일에 연루됐어도 "힘내달라"며 위로하고 격려했겠지요. 지금은 성토하는 분위기에 앞장을 서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지금 박유천은 사실무근을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을 향해 총을 들고 달려오는 여성들을 피해 멀리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언론의 관심과 주목이 두렵고 괴롭겠지요. 아무도 없는,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꽁꽁 숨고 싶지만, 그마저 불가능한 게 현실입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신하고 있는 처지라 어김없이 출근하고 퇴근해야 합니다. 자신의 행동과 관련한 일이다 보니 별 수 없이 부딪치고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게 순리겠지요.

김수현 이민호를 버금가는 몸값 자랑. 박유천은 깨끗하고 반듯한 이미지로 JYJ 멤버들 중에서도 유독 팬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돌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효균 기자

◆ 깨끗하고 반듯한 이미지, 연기력까지 인정받고 한류스타 부상

'박유천(朴裕天, 30). 초등학교 6학년때 부모를 따라 미국 버지니아 주로 이민. 17살 때인 미주가요제 대상 수상 등 발군의 음악적 재능 발휘. SM 연습생 거쳐 2003년 5인조 동방신기로 데뷔. 동방신기 시절 예명 믹키유천(어린시절 미국에서 부르던 애칭). 한자 이름 비기유천(秘奇有仟:가요계의 숨겨놓은 병기를 의미). 2009년 계약 불공정 이유로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김재중 김준수와 JYJ로 재탄생.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연기 데뷔.'

박유천의 매력은 깨끗하고 반듯한 이미지입니다. 이는 연기자로 변신한 뒤 맡은 역할과 캐릭터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귀공자 풍의 곱상한 외모가 크게 한몫을 했죠. 이 때문에 JYJ 멤버들 중에서도 유독 팬사랑을 많이 받았고요. 이후 뛰어난 음악적 실력과 함께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한류를 주도하는 아이돌 스타배우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JYJ의 명성이 아니라도 이미 김수현 이민호에 버금가는 몸값을 자랑합니다.

팬들이 박유천을 포함해 JYJ에 박수를 보낸 또 하나의 이유는 부당함에 굴하지 않는 당당한 이미지였습니다. 13년의 전속기간 등 계약내용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전 소속사와 맞선 것인데요. 지루한 법적다툼 끝에 '독자행보를 걷는 것'으로 SM과 모든 계약분쟁을 끝내지만 이후 보이지 않는 불이익에 시달립니다. 팬들의 적극 지지는 이런 시련에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위상을 지켜온 믿음에 큰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성폭행 혐의 사실여부는 미지수. 박유천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JYJ의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특급스타를 두루 갖춘 유명기획사로 거듭났지만, 이번 성폭행 혐의 피소 논란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박유천(오른쪽 작은 사진)이 지난 17일 매니저들의 보호를 받으며 퇴근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돌이킬 수 없는 '화장실 스캔들', 팬 지지철회=공든 탑 와르르

정치인들은 수시로 변하는 민심이 가장 무섭다고 말합니다. 대중스타 박유천에게 팬들의 지지철회만큼 두려운 일은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박유천이 술집 여성종업원에 고소당하던 날 과거 동방신기 시절 멤버 유노윤호가 주목을 받았는데요. 현역으로 복무중인 유노윤호가 특급전사로 선발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난(女亂)에 시달리고 있는 박유천과 참군인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옛 친구를 대비시킨 것이죠.

박유천의 사건이 워낙 충격적이다 보니 떠도는 풍설도 메가톤급입니다. 바로 SM과의 연계설인데요. 낳아준 부모가 '배신한 자식을 응징했다'는 소문입니다. 아마도 JYJ와의 오랜 구원(仇怨)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지어낸 말일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 폭로 보도한 특정매체와 연결짓기도 합니다. 심지어 소속사가 계약문제로 혼내주려다 일이 커졌다는 말까지 얼핏 그럴싸해보이지만 모두 개연성 없는 소문일 뿐입니다.

힘든 위기를 잘 넘기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고 하죠.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JYJ의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특급스타를 두루 갖춘 유명기획사로 거듭났습니다. SM과 소송 당시엔 거대기획사와의 다툼 자체가 바위에 계란치기처럼 비쳐졌지만 알고 보면 그게 전화위복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잡은 기회를 박유천이 발로 차버린 것이죠. 성폭행 혐의의 사실 여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습니다만, 설사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화장실 스캔들'로 공든 탑이 무너진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