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보고 자연스럽다고 느껴야 한다고 생각"
[더팩트|권혁기 기자]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8월 25일 태어난 아역 배우 김환희(13)는 6년 뒤 SBS 드라마 '불한당'으로 데뷔했다. 2011년 KBS1 단막극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옥희 역을 맡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당신 뿐이야' '최고다 이순신'에 출연했고, 영화 '전국노래자랑'에서 문보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아역으로서 이런저런 주목을 받았지만 김환희에게 인생작을 꼽으라고 하면 최근 개봉돼 누적 관객 630만명을 돌파한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 제작 사이드미러, 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 코리아)의 효진 역이라는 것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강렬했고, "아역이 아닌 그냥 배우"라는 평가를 받게 한 작품이다.
이제 중학교 2학년인 김환희가 봐도 괜찮은 영화인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없을 수 없지만, 다행히(?)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곡성'을 15세 이상 관람가를 책정해 관람이 가능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서 만난 김환희는 '그 어려웠을 연기를 해낸 배우'답지 않게 밝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우선 영화를 본 소감이 궁금했다.
"무섭기도 했지만 제가 나온 장면은 덜 무서웠죠. 그런데 좀 아쉬웠던게 '저기서 더 했으면 무서웠을텐데'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후회도 되지만 생각보다 영화가 잘 나와서 다행이죠. VIP시사회 때 친한 친구들이랑 한 번 더 봤는데 한 친구는 울었고 한 친구는 강철심장이라 무섭지 않다고 했지만 놀라는 장면은 똑같더라고요.(웃음)"
사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환희에게 있어 쉽지 않았을 '효진'이가 완성된 것은 부모님의 역할이 컸다. 촬영 당시 아직 어린 동생 때문에 평소 함께하던 어머니는 육아에 초점을 맞췄고 촬영 기간 중 반은 아버지가 따라다녔다. 그래서 더 도움이 됐다고 환희는 회상했다.
"아빠가 전라도 분"이라는 김환희는 "'그 장면에서는 좀 더 느리게 대사를 해야 한다'고 코치를 해주셨다. 나홍진 감독님부터 '사투리에는 신경쓰지 말라'고 해주셨다. 대사의 느낌이 중요하지 사투리의 억양이 중요하지는 않다는 말씀이셨다. 그래서 감정이나 느낌에 충실할 수 있었는데 아빠가 알려주셔서 좀 더 수월했다"고 말했다.
극 중 나오는 대사인 "뭣이 중헌디, 뭐시 중헌지도 모름서"는 국민적인 유행어가 됐다. '곡성'을 본 누리꾼들은 '곡성' 기사에 댓글을 달고, 또 다른 누리꾼들은 "음성지원이 된다"며 즐거워했다.
"유행어가 될지 몰랐죠. 진짜로 대본에 있어서 한건데 영화가 개봉되고 유행어가 돼 기뻤어요. '곡성'을 통해 여러가지를 경험하는 것 같아서 행복해요. 댓글도 많이 찾아보는 편이거든요.(웃음) 뉴스도 열정적으로 찾아보는 편이라서 평이 좋다는 게 느껴졌어요. 칭찬 댓글을 보면서 기쁘고 그랬죠."
대사를 빌어 질문을 했다. 환희가 생각하기에는 연기에 뭣이 젤로 중헌디?
"연기는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해요. 현실과 똑같아야죠. 현실과 같이 자연스러운 게 제일 중헌 것 같아요. 관객들이 봤을 때 자연스럽고 현실감이 느껴져야 하는 게 제일 중허지요. 그래서 더 배역에 빠져들려고 노력해요. 대사가 '착착' 감기도록 노력해요."
아역 배우의 입에서 나온 대답같지 않았다. 보통의 기성배우들이 상투적으로 말할 수 있는 대답이지만 아역이기에 남다르게 다가왔다. 얼굴을 봤을 때 외우고 한 대답이 아니었다.
※ [TF인터뷰②] '곡성' 김환희 "제 롤모델은 공효진"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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