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 "죽은 후에도 제 노래가 들렸으면 좋겠다"
[더팩트|권혁기 기자] '00부심'. 어느 한 부분에 있어 자부심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다리부심'이라면 각선미에 대한 자신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트로트 듀오 두스타 김강(36)과 진해성(25)은 모두 트로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가수다. 본명 김성민인 김강은 지난 1998년 트로트 '변명' '사이다같은 여자'로 데뷔한 이후 트로트 이외의 길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중간에 15년이란 공백기가 있었지만 언제나 트로트로 돌아올 날만을 기다렸다.
진해성은 이상성이라는 본명 대신 예명으로 활동 중이다. 고향은 부산이지만 자란 곳이 진해이고 부모님 역시 진해에 계신다. 그래서 지은 이름이 '진해의 별'이란 의미의 진해성이다. 김강은 가요계에서 강하게 살아 남고, 강물처럼 넓고 큰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소속사 KDH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지어준 이름이다.
트로트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케이블 채널 MBC 뮤직 '쇼 챔피언' 등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트로트부심'으로 똘똘 뭉친 두스타를 지난 27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더팩트> 본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았다. 김강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씨름 선수를 꿈꿨다. 몸무게를 130㎏까지 불렸지만 작은 키가 걸림돌이 돼 복싱부로 전향해 1년여 정도 운동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가요무대'에 출연하면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데뷔를 했다.
진해성은 유도선수 출신이다. 어릴 때부터 유도를 했지만 중학교 축제 때 무대에 오른 게 계기가 돼 가수를 꿈꿨다. 무대에서 받은 박수와 환호가 진해성의 진로를 변경하게 한 요인이 됐다. 19세에 운동을 그만두고 트로트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스무살에 바로 군대에 간 진해성은 22세 때 작곡가 김인효를 만나 2012년, 스물 셋에 첫 앨범을 발매했다.
김강은 데뷔 초기, 젊은 나이를 눈여겨 본 기획사에서 트로트 발라드나 트로트 댄스를 권했지만 정통 트로트를 고집했다. 그러다 15년 동안 마이크를 내려 놓았던 김강은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게 꿈만 같다"고 말했다.
"여러 장르를 불러봤지만 트로트가 제일 맞는 것 같다"는 진해성은 "항상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다"며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보니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아쉬운 부분이 있어 채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열 한 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첫인상이 궁금했다.
"작년 11월에 (김)강이 형님을 처음 뵀는데, 나이를 알고는 '삼촌 뻘'이 오시는구나 했어요. 하하. 그런데 인사를 하고 보니 동안이시더라고요. 그리고 노래를 들어봤는데 정말 노래를 잘하시더라고요. 귀가 예민한 편인데, 제가 밀리겠다 싶었죠. 안 보이는 경쟁, 선의의 경쟁같은 게 있거든요. 그래서 더 부지런히 연습하고 있죠. 하하."(진해성)
"소속사 사무실로 (진)해성이가 들어오는데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아서 처음부터 기가 눌렸어요. 흐흐. 그런데 노래는 또 감미롭더라고요. 부드러운 트로트 맛을 제대로 내는데, 제가 더 긴장이 됐죠."(김강)
한 두 살 차이였다면 싸웠을 수 있지만 오히려 큰 나이차이가 둘을 더 끈끈하고 돈독하게 만들었다. 색다른 콤비, 형은 끌어주고 동생은 살갑게 다가서는 가요계의 멋진 듀오가 탄생한 계기가 됐다.
김강은 진해성에 대해 "가수에 대한 열정이 강한 게 자유시간에 전화를 걸면 꼭 연습을 하고 있더라"면서 "나이를 떠나 정말 본받을 점이 많은 동생"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진해성은 "무대에 앞서 어떤 콘셉트로 꾸밀지 구상하고, 의상도 추천해주고 한다"고 화답했다.
둘은 가수의 롤 모델로는 트로트계의 양대 산맥을 꼽았다. 먼저 김강은 "남진 선생님을 어릴 때부터 존경하고 따라 부르곤 했다. 지금도 남진 선생님 노래를 즐겨 부른다"고 했다. 이에 반해 진해성은 "저는 나훈아 선생님"이라고 말문을 연 뒤 "노래를 부를 때 사람을 빨아들이는 마력이 있는 가요계의 마법사 같은 분"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물었다.
"공백을 오래 겪어서 그런지 죽을 때까지 노래를 하고 싶어요. 마이크를 들 수 있는 순간까지 노래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항상 믿고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발표해, 즐겁고 슬플 때 들으면 가슴에 남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김강)
"저도 마찬가지인데 제가 죽고 난 다음에도 제 노래가 들렸으면 좋겠어요. 트로트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훼손하지 않는 가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진해성)
한편 두스타는 최근 '반갑다 친구야'를 발표한 뒤 가요프로그램과 예능프로그램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