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송강호와 꼭 연기해보고 싶다"
[더팩트|권혁기 기자] 한국의 나홍진 감독, 미국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게 인정을 받은 일본 배우가 있다. 바로 일본 국민배우 구니무라 준(60, 國村隼)이 주인공이다. 지난 1981년 영화 '가키테이고쿠'로 데뷔한 구니무라 준은 지금까지 77편의 영화, 45편의 TV드라마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다.
구니무라 준은 지난 2003년 개봉된 '킬빌'을 통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호흡을 맞췄으며 나홍진 감독과는 지난 11일 개봉된 '곡성'(제작 사이드미러, 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 코리아)으로 만났다. 분명 색깔이 다른 감독들인데 구니무라 준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만난 구니무라 준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나홍진 감독은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컨트롤하는 스타일"이라며 "기타노 다케시 감독과는 달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주변에 맡길 수 있는 부분은 맡긴다. 본인 작품 대부분에 주연으로 나오기 때문에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촬영한다"며 "기타노 다케시 감독과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나도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곡성' 완성본을 보고 "굉장히 좋은 영화가 나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는 구니무라 준에게 칸영화제 초청 소감을 물었다.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 돼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주연을 맡은 작품이 칸에 초청돼 상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작은 영화라 예산 문제로 가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구니무라 준은 한국과 미국, 중국, 홍콩,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다. 그는 각 나라의 차이점에 대해 "크게 보면 영화를 만드는 시스템은 다르지 않고 똑같다"면서도 "가장 큰 차이는, 한국영화는 감독이 많은 것을 컨트롤하는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홍진 감독 스타일이 한국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임감을 갖고 일일이 다 결정을 하는 것 같다. 그런 점이 다른 점"이라고 부연했다.
그가 나홍진 감독과 작업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시나리오' 때문이었다. 섭외 연락과 함께 시나리오를 읽은 구니무라 준은 일본으로 직접 건너온 나홍진 감독과 만났다. 궁합이 좋겠다는 생각에 결심했다.
곽도원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읽고 느낀 감정과 촬영 때 종구(곽도원 분)가 연기하는 부분은 달랐다. 그런데 '그(곽도원)가 종구라면 그렇게 했겠구나'라는 생각에 맞춰 연기를 한 기억이 있다. 리허설은 전혀 없었다. 카메라 워킹에 따른 '합'을 맞춰보는 경우는 있었지만 리허설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니무라 준은 "이런 멋진 배우들과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저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다. 약간의 쾌감과 같은 것"이라며 "한국배우들은 기본적으로 현장에 올 때 모티베이션(적극성)이 굉장히 높았다. 열정이 대단했다.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지는 연기가 많았다. 감정적으로 격한 연기를 한다기보다는 조용히 바라만 봐도 큰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곡성'이 첫 한국영화 출연작이다. 한국영화가 강한 힘을 갖는 이유를 알게 된 것 같다. 어느 현장이나 모두 힘들지만 나홍진이라는 재능과 같이 일할 수 있었다는 것, 한국배우들과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행복감으로 느껴졌다"며 "나중에 곽도원과 황정민, 두 배우와 다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아, 그리고 안성기 배우와도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송강호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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