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첫방분석-워킹 맘 육아 대디] 항상 미안하다는 워킹 맘…피해는 아이가 받습니다

제2의 미생될까? MBC 워킹 맘 육아 대디가 첫 방송에서 워킹 맘들의 고충을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MBC 워킹 맘 육아 대디 방송 캡처

'미생' 선차장 이야기의 확장판 느낌

[더팩트|권혁기 기자] 대한민국에서 일과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일까?

출산만 강요할 뿐,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하지 않는 세상에서 부모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육아전쟁백서를 다루는 드라마 MBC '워킹 맘 육아 대디'(극본 이숙진, 연출 박원국)가 9일 오후 8시55분 첫 방송됐다.

리츠전자 이미소(홍은희 분)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모두 썼기 때문에 월차나 반차는 꿈도 꾸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하든, 일을 하든 김흥복(김용운 분) 차장은 말 끝마다 "그냥 육아휴직하고 쭉 쉬지 회사에는 왜 나왔느냐"라고 구박을 하기 때문. 사내커플인 남편 김재민(박건형 분)이 방어막이 돼 주려고 하지만 녹록치가 않다.

같은 회사 주예은(오정연 분)은 신제품 발표회가 있는 날, 아들의 운동회를 이유로 당당하게 반차를 썼다. 그런 주예은을 부러운 듯 쳐다본 이미소는 "친정엄마 찬스를 써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전혀 쓰지 않았기 때문에 당당하다"면서 "나는 아이 행사 꿈도 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딸 김방글(구건민 분)을 데리러 어린이집에 몇 시간이나 늦은 이미소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딸 방글이에게도 미안하고 어린이집 선생한테도 미안했다. 회사 사람들한테도 미안하다는 이미소.

방글이가 "내일 운동회날이니까 나 참치김밥 싸줘"라고 말하지만 행사에 초대할 블로거들을 섭외하느라 정신이 없는 이미소는 그 말을 흘려 들었다. 이미소는 파워블로거 줌마렐라 윤정현(신은정 분)에게 "일곱살 난 딸아이 직장맘, 일과 육아 둘 다 잡으려다 하나도 잡지 못한 허당이기도 해요. 바깥일 마치고 들어가면 또 다른 집안일이 저를 기다려요. 어느 때는 너무 힘들어 주저앉아 울기도 한답니다. 그럴 때마다 줌마렐라 블로그에 들어가요. 행복한 일상이 어찌나 부럽던지. 하지만 그러면서 언젠가 그렇게 살 수 있겠지라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라고 인터넷 쪽지를 통해 하소연했다.

다음날 방글이에게 아침 먹기 싫어하던 샌드위치를 억지로 먹이고 분식집 김밥을 싸서 운동회에 보낸 이미소는 그날 오후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방글이가 심하게 체해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것. 신제품 발표회 도중 짐을 싸서 나선 이미소는 자신을 막는 김차장에게 "꼭 가야 한다. 자를 테면 자르셔라"라고 소리치며 병원으로 향했다.

워킹 맘의 고충은 사회적 이슈 중 하나다. 실제로 많은 워킹 맘들이 출산휴가도 그리 길게 쓰지 못하고, 육아휴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경력의 단절이 두려워 그렇기도 하지만, 회사에서 주는 부담감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워킹 맘들의 토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워킹 맘 육아 대디'는 이런 문제점들에 대해 속 시원히 꼬집어줄 전망이다. '미생'의 선차장 이야기를 확장시킨 것 같은 '워킹 맘 육아 대디'가 대한민국 워킹 맘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