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첫 리얼리티 "따라다니는 카메라 때문에 동공지진"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배우 박보검(23)이 아프리카 납치극(?)에서 무사히 돌아왔지만 '우윳빛깔 최택'이 아닌 '탄 보검'으로 돌아왔다. 하얀 피부와 맑은 눈망울로 사슴 같은 이미지를 대표했던 그에게 '탄 얼굴'은 연관검색어가 될 정도로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최근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박보검은 다시 뽀얀 피부의 얼굴로 돌아와 환하게 웃었다. 돌아온 피부색에 "화장발"이라고 겸손한 미소를 짓다가도 "그렇게 탈 줄 몰랐다"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아프리카에서 형들하고 다 벗고 거울을 보면서, 형들과 그런 사이가 됐죠(웃음), 그 정도일 줄 몰랐는데. 선크림도 잘 발랐는데 모자가 햇빛을 다 투과했나 봐요."
박보검을 비롯한 tvN '응답하라 1988' 쌍문동 4형제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는 종영 후 푸껫에서 포상휴가를 즐기다가 '꽃보다 청춘' 나영석 PD의 치밀한 계획 하에 아프리카로 납치됐다. 박보검은 다행히 KBS2 '뮤직뱅크' 녹화 일정으로 나 PD의 레이더망을 벗어나는 듯했지만 귀가 도중 아프리카로 함께 떠나야 했다.
비록 팬들은 아프리카를 향해 '박보검 피부를 원래대로 돌려놔라'는 원성을 보냈지만 박보검은 설렘이 가득 묻어나는 아프리카 여행기를 풀어놓기 바빴다. 아프리카에서 귀국할 당시의 흙빛 얼굴만 보면 온갖 고생은 다 겪었을 것 같았지만 정작 박보검에겐 입가에 침이 마를 새 없이 '복된 여행'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지금도 뒤에 카메라가 있지만(박보검의 맞은편에 인터뷰 내용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보며) 시종일관 카메라와 함께 있는 게 부끄러웠어요. 카메라 앞에선 뭘 해야만 할 것 같고 시선을 줘야 하는 건지 아닌지 동공지진 일어나고. 나영석 PD도 신원호 PD처럼 자연스러운 걸 좋아한다고 해서 정말 촬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형들과 남기는 추억이라고 생각했어요. 더 감사한 건 여행했던 순간들이 영상으로 예쁘게 편집된다는 거니까 복 많이 받았죠."
박보검은 여행으로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친형 같은 세 명의 인연을 얻었다. 막내 박보검에게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는 여행 자체로도 특별하지만 '형앓이'에 푹 빠지는 시간이 됐다.
"방송에서 경표 형이 저한테 주려고 먹을 걸 미리 사놓는 장면을 보면서 울었어요. 경표 형과는 '꽃보다 청춘'이 영화 '명량' '차이나타운'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응답하라 1988'에 이어서 다섯 번째 만남이거든요. 형에 대해서 가족처럼 다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슴 한켠 형의 진심이 느껴지더라고요. 감동했어요.
다른 형들도 비행기를 놓쳤을 때도 '왜 놓쳐'라고 한번 나무랄 법도 한데 돈 아껴 쓰지 말라고 걱정해줬잖아요. 따뜻한 말 한 마디에 감동했어요. '형들한테 더 잘할걸' 생각이 들고 옆에 없으니까 더 보고 싶었죠.
재홍이 형은 그렇게 요리를 잘하는지 몰랐어요. 운전하는 준열이 형은 남자가 봐도 반할 것 같았어요. 여행을 많이 해서 리더십도 있고요. 경표형이 회계 총무는 기똥차게 잘했고요. 돈이 부족하거나 남지도 않게 딱 즐겁게 여행한 게 신기했어요. 세 형들 다 베스트 드라이버였죠. 네 사람이 문제없이 조화가 잘됐죠. 각자 개성에 맡게 존중해주고 정말 따뜻했어요."
박보검은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를 함께한 형들을 생각하면서 신이 나 칭찬하다가도 금세 눈썹과 어깨를 축 내리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막내로 걸림돌만 된 것 같아요. 짐이 되지 않았을까요. 여행 계획도 세 형이 머리 맞대고 다 짜주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운전으로나마 도움이 되려고 했는데 운전대 잡자마자 사고 나고. 처음엔 여행이 무서웠는데 힘든 건 하나도 없었어요. 제가 누굴 잘 보살피는 걸 못하는 데 편하게 여행했죠. 얼굴이 많이 타서 속상했지만요.
형들과 또 한번 여행가기로 약속했어요.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되고 사랑하는 사이가 됐어요. 형들의 입에서 '보검아'라고 불릴 때 행복했어요. 성 빼고 이름 보검이로 불릴 때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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