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승의 뒤늦은 사과, 이미 식어버린 팬심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그룹 비스트의 멤버 장현승이 최근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시작은 지난달 20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하나였다. 해당 글에는 최근 4년 동안 장현승이 보여준 예의 없는 행동들이 정리돼 있다. 놀라운 것은 이 글을 작성한 주체가 바로 장현승이 속한 그룹 비스트의 팬이라는 점이다. 도대체 무엇이 팬들로 하여금 장현승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을까?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장현승은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 안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도 가만히 서있는가 하면 노래를 제멋대로 불러 의아함을 자아냈다. 또한 인터뷰를 할 때에도 구석에서 조는 것은 물론 팬들과 소통하는 방송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쳐다보며 팬들을 무안하게 했다.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적이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잠깐의 돌발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 장현승은 지난해 9월 12일 진행된 비스트 일본 팬미팅 현장에 불참했다. 당시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장현승이 개인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그가 팬미팅이 열린 시각 한국에서 지인들과 시간을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팬들은 피드백을 요구했으나 장현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비스트 6주년 V앱 방송에서 이 사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언급하며 팬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겼다.
장현승이 했던 배려 없는 행동은 팬들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상처를 줬다.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크게 흉을 남기는 법이다. 그런데 비스트의 팬들은 무려 4년 동안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고 이는 곪을 대로 곪았다. 팬들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은 곪은 상처가 터진 것이다.
팬들이 처음부터 비판의 날을 세운 건 아니다. 초반에는 장현승에게 사안들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했을 뿐이다. 그 누구보다 애정을 쏟아온 가수인 데다 그에 대한 신뢰가 남아 있었기에 팬들은 장현승의 진심어린 한 마디를 기다렸다. 이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린 것은 장현승이다. 그는 소통을 요구하는 팬들의 말을 무시한 채 눈과 귀를 닫았고 이런 장현승의 태도에 팬들은 또 한 번 실망했다. 결국 참다 참다 못 참은 팬들은 장현승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토록 좋아했던 가수를 비판하게 된 그 심정이야 오죽했으랴.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온 지 3일 만에 장현승은 비스트 팬카페에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글은 팬들의 마음을 달래 주기는커녕 허탈함을 안겼다. 문제 사안들에 대한 팬들의 피드백 요구를 수년 동안 무시한 것이 첫째이고, 그동안 일으킨 논란에 대한 상세한 설명 없이 짧은 사과문으로 일을 수습하려 한 것이 둘째다. 팬들은 진정성이 담긴 사과문을 원했던 것인데 장현승에게는 그마저도 부담되고 버거운 일이었던 걸까.
팬들은 종종 우스갯소리로 스스로를 ATM(현금 자동인출기)이라고 칭하곤 한다. 좋아하는 스타들에게는 물질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자신들을 스타와 팬의 관계에 빗대어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물질적인 것뿐이랴.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에게 항상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며 그들의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스타들에게 '무조건적인 내 편'이 있다면 그건 바로 팬일 것이다. 그렇지만 함부로 해도 되는 존재는 절대 아니다. 팬들이 '감정 없는 ATM'은 아니지 않나. 팬들도 스타들의 행동 하나, 말 하나에 때론 기뻐하고 때론 상처받는다. 서로를 배려하고 응원할 때 가수와 팬의 관계도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다. 장현승은 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