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포미닛, '핫이슈' 걸그룹에서 '센 언니' 굳히기까지

포미닛의 독보적인 퍼포먼스. 포미닛이 1일 오후 열린 쇼케이스에서 타이틀 곡 싫어를 열창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포미닛, 트렌디한 걸그룹에서 독보적 아이콘 되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어느덧 데뷔 8년차다. 지난 2009년 데뷔한 포미닛이 어느덧 강산이 변한다는 데뷔 10년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많은 뮤지션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가요계에서 포미닛은 어떻게 이렇게 단단히 입지를 다질 수 있었을까.

'싫어'로 솔직하고 당당한 여성상 굳히기에 나선 그룹 포미닛. 1990년대 후반 유행했던 힙합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복장과, 블랙 레드 화이트로 정리된 강렬한 색상. 세계적인 DJ 스크릴렉스의 지원사격을 받은 세련되면서도 다소 난해한 음악까지. 포미닛은 이번 앨범에서 주류에서 다소 벗어난 독자적인 색깔을 뽐냈다.

핫이슈 활동 당시 포미닛. 가운데 현아가 입고 있는 화려한 레깅스가 당시 포미니을 상징했다. /더팩트DB

◆ '핫이슈'의 탄생, 그리고 대중성의 진화

그런 포미닛의 시작은 '핫이슈'였다. 당시만 해도 마돈나의 노래 제목으로 더 친숙했던 포미닛이란 그룹명은 그 이름만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핫이슈'에서 이들은 트렌디함의 절정을 보여줬다. 당시 유행했던 펑키한 스타일에 화려한 레깅스를 장착,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 내 모든 것 하나하나 핫 이슈'라고 노래하는 이들은 시작부터 뭔가 조금 다른 걸그룹이었다.

'핫이슈'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린 이들은 약 1달 뒤 첫 번째 미니앨범 '포 뮤직'을 발매한다. 신사동 호랭이와 손을 잡고 한층 강화된 대중성으로 승부했다. 사랑 노래 일색인 가요계에서 '빠져드는 뮤직. 우리 모두 다 크레이지. 스피커 속의 붐붐. 나와 함께 붐붐'을 외치는 포미닛이 눈에 띄었음은 당연하다.

지난 2010년 열린 포미닛 친구데이 콘서트에서의 포미닛. 중성적인 밀리터리 룩이 시선을 끈다. /더팩트DB

이런 강렬하고 다소 중성적인 이미지가 굳혀진 건 지난 2010년 발매한 앨범 '힛 유어 하트'의 타이틀 곡 '허' 때부터다. 무채색 계열의 다크한 의상과 무릎을 훌쩍 지나 올라오는 PVC 계열의 부츠는 보기만 해도 강렬한 매력을 선사했다. 가사 역시 '이런 저런 말들 다 잊어버려. 다 같은 꿈 지워버려. 난 내 맘대로 내 멋대로 해. 누구보다 내가 내가 아임 온 탑' 등으로 주체적인 여성상을 표현했다.

같은 앨범의 수록곡 '아이 마이 미 마인' 역시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닌 자신이 바라는대로 살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아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앨범으로 포미닛은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당찬 여성의 이미지를 확립했다.

◆ 섹시하고 여성스럽게…포미닛의 변화

멋대로 살겠다던 당찬 숙녀가 사랑의 아픔을 아는 여성이 됐다. 2011년 3월 발매한 미니앨범 '하트 투 하트'부터 포미닛은 달라진 면모를 뽐냈다. 동명의 타이틀 곡에서는 변한 것 같은 연인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애원하듯 표현했다.

곧 발매된 정규 1집 '포미닛츠 레프트'에서 포미닛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간다. 마냥 펑키한 대신 핫팬츠를 입고 글래머러스한 안무를 하며 섹시한 매력을 어필했다.

2010 인천 K팝 콘서트 무대에 오른 포미닛 멤버들. 이전에 비해 한층 여성스러워진 콘셉트가 눈에 띈다. /더팩트DB

1집의 타이틀 곡 '거울아 거울아' 역시 '하트 투 하트'의 정서를 이어간다. 변심한 연인에 괴로워하며 거울을 보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 내가 제일 예쁘니? 오늘만은 내가 제일 예쁘다고 말해줘 봐. 너를 생각하면 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 너무 예쁜데. 너는 자꾸 왜 다른 생각만 하는지'라고 외치는 포미닛은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약 1년 뒤 발표한 '볼륨 업'에서도 이들은 역시 떠나간 남자 친구 때문에 괴로워한다. 대신 이번엔 마냥 슬픔에 빠져 있기 보다 원래 자신들이 하던대로 '다 치우고 펌 업 더 불륨 업. 듣기 싫어 펌 업 더 불륜 업. 갈수록 더 변해질 거야. 독하게'라며 독하게 마음을 다잡는다.

◆ '이름이 뭐예요'부터 '싫어'까지…끝없는 도전

'볼륨 업'까지 포미닛의 활동은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정리된다. 이를테면 잘 짜인 스토리텔링인 셈. 하지만 지난 2013년 발매한 미니앨범 '네임 이즈 포미닛' 때부터는 포미닛의 무한도전이 시작된다. 이들은 이때부터 쉴 새 없이 자신들의 색을 바꾸며 과감한 음악적 시도를 한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 '이름이 뭐예요?'는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이름을 물으며 발랄하게 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전까지 함께한 신사동 호랭이 대신 또 다른 스타일의 히트 작곡가 용감한 형제와 손을 잡았다.

'랄랄랄랄랄라 이름이 뭐예요? 뭐 뭐예요?'라는 반복되는 후렴구와 화려한 의상은 트렌드세터들의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았다. 이듬해 공개한 신곡 '오늘 뭐해' 역시 발랄하고 발칙한 포미닛의 매력을 잘 살린 곡으로 평가받는다.

이름이 뭐예요? 활동에서 포미닛은 트렌디한 스타일과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앨범은 포미닛에게 변화의 계기가 됐다. /더팩트DB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2월 미니앨범 '크레이지'로 포미닛은 '센 언니'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서재우 빅싼초 손영진이 함께한 타이틀 곡 '미쳐'는 자신들만 떴다 하면 핫이슈라던 데뷔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이들이 이때보다 한층 진화했음을 느끼게 했다. 블랙 계열의 세미 힙합 의상과 다소 과격하게까지 느껴지는 안무, 그저 미친 것처럼 날뛰어보자는 강렬한 가사의 조합은 완벽에 가까웠다. 이 앨범은 여러 차트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퍼포먼스와 콘셉트 노래의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앨범으로 꼽힌다.

'미쳐'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음악적 시도를 포미닛은 '싫어'까지 이어왔다. 덥스텝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의 유명 DJ 스크릴렉스와 국내 작곡가 서재우 손영진 등이 함께 작곡한 EDM 힙합장르 댄스 곡 '싫어'는 이별을 직감한 한 여자의 처절한 마음을 직설적인 가사로 녹여냈다. 종잡을 수 없이 변주되는 멜로디와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독특한 가창,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퍼포먼스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싫어'로 포미닛은 자신들이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걸그룹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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