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의 공통점은 낭중지추(囊中之錐)다. 실력을 갖춘 배우라면 언젠가 반드시 빛을 본다는 사실을 입증한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모두 연극무대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스크린 스타로 거듭태어났다.
김용진(36)이란 배우가 있다. 아직은 이 배우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직은 인지도가 낮다는 때문이다. 다행스러운건 그가 소위 분바르는 선후배들 사이에 연기 잘하는 배우로 손꼽힌다는 점이다.
"공연이 없는 기간에도 연습실에서 하루 종일 연기연습을 했죠. 그러니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곤 극단이 창살없는 감옥이나 마찬가지고요. 대본을 읽든, 연기를 하든, 아니면 노래연습을 하든 말그대로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이 몸에 뱄다고나 할까요."
김용진은 2003년 연극 '군인의 행운'(원제-민나 폰 바른헬름, 레싱 작)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어느새 14년차 배우가 됐으니 인지도를 고려하면 중고신인(?)인 셈이다. 낭중지추임을 입증하기 위해 그동안 그는 묵묵히, 그리고 차곡차곡 본인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물론 그가 완전 무명은 아니다. 야구장 상대편 응원석에서 혼자 응원하다가 난감해하는 청년, 강아지를 잃어버려 A4용지로 강아지를 찾는 광고의 회사원, 모바일 게임 광고에서 김기리와 함께 나와 주사위를 굴리던 좀비, '트와이스'의 뮤비속 음악을 듣고 사람으로 변하는 좀비 등 지금껏 다양한 CF에서 활약했다.
"연기자로 한번 나서고 나니 처음엔 오로지 자기 만족이더라고요. 처음엔 돈이고 뭐고 그냥 연기를 배우며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행복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연기력을 인정받고 싶어지는 거예요."
그동안 그는 숱한 연기경험을 했다. 2007년부터 단편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하면서 지금껏 무려 108편에 얼굴을 내밀었다. '커플즈'(2011)에선 애연(이윤지)에게 가짜 다이아반지를 주고 떠난 나쁜 전 남친으로, 북한인권 '48미터'(2013)에서는 형처럼 따르던 선임의 탈북을 눈물로 보내는 리성진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에서도 그의 활약은 방대하다. 최근 SBS '육룡이 나르샤'를 비롯해 KBS '오 마이 비너스'에서 감초 역할로 주목을 받았고, '화정' '오 나의 귀신님' '전설의 마녀' 등에 잇달아 출연했다. 또 JYP의 괴물신인 트와이스의 '우아하게(OHH-AHH하게)' 본편과 티져 M/V 까지 촬영하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데뷔 14년차로 2016년 새해를 맞은 김용진은 "주제넘고 건방진 얘기 같지만 그동안 쌓은 수많은 필모그래피에 저의 열정을 듬뿍 실어 올해야말로 모든 희망과 꿈을 활짝 펼쳐보일 때가 아닐까요"라고 처음으로 속내를 시원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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